경제·통상·이민 등 부작용…기대 못미친 브렉시트 10년

경제·통상·이민 등 부작용…기대 못미친 브렉시트 10년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6.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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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브렉시트 10년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런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1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런던에서 열린 한 노동당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런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런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1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런던에서 열린 한 노동당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런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오는 23일은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유럽연합(EU)에서 탈퇴)를 결정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브렉시트가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 받으면서, 최근 영국에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EU 재가입 주장까지 나온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브렉시트 10년을 진단하고 EU 재가입 논의와 현실적 방안들을 살펴봤다.

기대 못 미친 브렉시트 10년… 사실상 실패 평가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국민 투표를 실시하고 브렉시트를 결정했다.이를 통해 EU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더 자유롭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으로 도약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먼저 브렉시트의 부작용은 경제성장률에서 확인된다. 브렉시트 이전 영국은 대체로 유로존 평균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브렉시트 이후엔 비슷하거나 낮아졌다. 지난해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영국의 1인당 GDP는 EU에 잔류했을 경우보다 6~8% 가량 하락했고 기업 투자도 12~18% 감소했다. IMF도 올해 영국의 1인당 GDP(구매력 기준)가 6만 7585달러로 한국(6만 8624달러)보다 처음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분야 피해도 크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는 무역협력협정(TCA)를 통해 상품 교역의 무관세∙무쿼터 원칙을 마련했다. 그러나 통관 서류, 원산지 규정, 검역 절차, 세관 신고 절차 등 비관세장벽이 문제로 작용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행정비용과 통관 지연 부담 등으로 EU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거래를 줄이는 사례가 늘었다. 런던정경대 경제성과센터(CEP)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약 2만 개 중소기업이 EU로의 상품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문제에서도 통제권을 회복했으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브렉시트 이후 EU 출신 노동자 유입은 줄었지만 전체 이민자수는 늘었다. 브렉시트 이전 연평균 20~30여 만명 수준이던 이민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94만 명까지 늘었다. 특히 인도, 중국, 파키스탄 등 비EU 출신 이민자들이 학생∙보건∙돌봄 등 분야의 공백을 메웠다.

이성원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투자, 생산성, 무역 모든 면에서 악화됐고 중소기업들의 타격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경제적으로 브렉시트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당시 노년층을 중심으로 이민문제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 했었지만 EU출신 이민자만 줄고 정작 총이민자 규모는 늘어나 그마저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브렉시트
영국 브렉시트
EU 재가입 어려워… 분야별 협력하는 준회원국 지위 모색

브렉시트가 기대에 못 미치고 경제가 침체되면서 최근 영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EU 재가입 주장도 나온다.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의 참패로 키어 스타머 총리 교체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차기 노동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은 "EU 탈퇴는 재앙적인 실수였다"며 "언젠가는 EU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도 EU 재가입에 긍정적이다. 지난 8일 시장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EU 재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국민투표에서 51.9% 찬성으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것과 비교하면 여론이 역전됐다. 향후 노동당 대표 교체를 위한 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 영국의 EU 재가입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영국의 EU 재가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영국이 다시 EU에 들어가려면 조약 49조에 따라 신규 가입국으로 신청해야 하고, EU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와 유럽의회 승인도 필요하다. 또 과거 영국이 누렸던 유로화 미채택, 솅겐 조약(회원국 내 6개월 무비자 체류) 불참 등의 특혜가 재가입 시 보장될 가능성도 낮다.

EU 입장에서도 영국의 재가입을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영국은 과거 예외 조항을 인정받으면서도 탈퇴해 EU 통합에 큰 정치적 부담을 남겼다. 영국의 재가입 신청 시 과거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수도 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EU 재가입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영국 국민 여론이 될 것"이라며 "EU 재가입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10년 전과 비교할 때 무엇이 달라졌고, 왜 재가입이 필요한 지 국민적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돼야 재가입 추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EU 재가입보다는 분야별 협력을 통한 타협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2024년 10월 스타머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영-EU 관계 재설정에 합의했고, 이어 5월에 개최된 EU와의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과 협력 의제 등이 담긴 공통이해 문서를 채택했다.

가장 진전이 뚜렷한 분야는 안보 및 방위 협력이다.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정례 고위급 대화, 전략 협의, 공동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공식 틀을 구축했다. 영국은 유럽 내에서 핵전력, 정보자산, 육·해·공 통합전력을 보유한 핵심 안보 국가인 만큼 EU측도 협력 확대에 긍정적이다.

위생·식물위생(SPS) 협정도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이는 동식물과 식품 규정을 개정해 인증서나 통제 없이 양 지역을 오갈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영국은 협정이 정식 발효될 시 각종 검역과 인증 관련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교역 회복과 식품 가격 안정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외에도 전력시장 참여와 탄소배출권 거래제 연계, 불법 이민 대응, 국경 관리 협력, 전문직 이동성 강화 등도 협력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덕 한국외국어대학교 LT 학부 교수는 "영국이 EU 재가입 조건을 모두 수용하기는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완전한 멤버십보다 영국만의 독특한 준회원국적 지위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며 "노르웨이나 스위스처럼 EU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되 규제 수용과 의사결정권 제한이라는 딜레마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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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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