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50억弗, 수요 6배 넘게 몰려
200억弗 확대 추진… 주가는 4%↓

최근 1년 새 주가가 5배 정도 상승한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상장 후 첫 유상증자(이하 유증)에 나선다. AI(인공지능) 컴퓨팅 수요가 늘자 시설확대 등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AI 거품론 등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업체들의 시장 주도권 잡기 경쟁은 이어진다.
10일(현지시간) CN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150억달러(약 21조285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공모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인텔의 유증은 197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번 공모에는 30일 동안의 추가 주식매입 옵션도 포함돼 인수 주관사들은 최대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더 매입할 수 있다. 주관사는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등이다.
이번 유증과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시장수요가 예상보다 커 인텔이 규모를 이미 발표한 1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번 증자에 1000억달러를 넘어서는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인텔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자금조달은 성장기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달한 자금은 실생활 속 AI 활용 및 전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데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이 AI 연산분야에서 전례 없는 투자를 벌여 지속가능한 수요환경이 이어진다"면서 "피지컬 AI, 전용 칩, 첨단 패키징, 외부 웨이퍼 등의 발전이 인텔에 중요한 성장기회를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이미 지난달 인텔은 2분기 실적발표 때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내년까지 더 많은 지출을 예상했다. 당시 데이비드 진스너 CFO(최고재무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출은 대부분 "공장 장비도입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인텔은 신주 발행가격을 주당 95달러 혹은 그 이상 수준으로 책정할 전망이다. 다만 확정된 것은 없다. 소식통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조달규모, 신주 발행가격 등 세부 내용은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텔 주가는 미국 정부의 10% 지분투자와 AI붐 영향으로 지난 1년간 5배가량 뛰었다. 올들어서만 164% 상승했다. 다만 이날은 유증 소식이 기존 투자자 지분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로 이어져 전거래일 대비 4.06% 하락한 97.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는 블룸버그가 전한 신주발행 예상가를 소폭 웃돈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