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는 5일(현지시간) AI(인공지능) 수혜주를 중심으로 기술주가 오르며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1.1% 올랐다. 다우존스지수는 0.2%, S&P500지수는 0.7% 상승했다.

이날 시장에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지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9로 확장세를 계속하고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03%포인트씩 상승 마감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는 것 외엔 특별한 뉴스가 없었다.
국채 매도세가 계속되는 중에도 주식시장이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는데 대해 모간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사 샬렛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채권시장이 지난 6주간 변동성을 보이며 국채수익률이 상승했지만 "2022년 주식시장에 약세장을 촉발했던 극단적인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봤다.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재료 공백 속에서 방향을 찾다 결국 최근에도 주가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AI 투자 테마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채 가격은 연일 하락하고(국채수익률 상승) 주식시장에서도 사실상 AI 수혜주만 오르니 돈이 기술주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앤서니 사글림베네는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주식시장의 약세를 상당 부분 감추고 있다"며 "두 지수 모두 대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데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가 AI 호황에 힘입어 지속 가능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특이한 점은 AI 수혜를 가장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반도체주가 나스닥지수는 물론 S&P500지수보다도 더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장 중 대부분 약보합권에 머무르다 0.3% 오르는데 그쳤다. ICE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불과 0.1% 강세에 그쳤다.

이에 대해 BTIG의 수석 시장 기술분석가인 조너선 크린스키는 최근 반도체지수의 차트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이상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SOX는 2000년 닷컴 버블 고점 때의 호황과 붕괴 사이클을 극도로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이번 반등 국면의 정점에 거의 도달했고 앞으로 수개월간 완만하고 지루한 하락세를 경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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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SOX가 강세로 마감한데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2.1%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와 관련, 2000년 3월 닷컴 버블 고점 때도 지금처럼 주식시장의 상승 폭이 좁아지며 소수의 대형 기술주가 주가지수 강세를 이끌고 갔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수의 대형 기술주만 오르는 강세장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연준이 지난 9월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닷컴 버블 막바지인 1999년 6월부터 나스닥지수가 고점을 친 직후인 2000년 5월까지 금리가 6번 올라갔다는 점도 참조할만 하다. 금리 인상이 여러 차례 이어지고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 금융회사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 개막하면 주춤한 듯 보이는 반도체주가 다시 랠리를 주도하며 기술주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AI 버블이 정점에 가깝다고 판단하기엔 실적 모멘텀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 대다수 애널리스트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S&P500 기업들의 올 3분기 이익 성장률을 30%로 보고 있다. 이는 올 2분기 이익 성장률 52%에 비해 둔화된 것이지만 올초 예상했던 수준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 3개 분기 연속 25%를 넘는 것이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마크 해킷은 "올 3분기에도 기술업종의 이익 성장률이 65%로 가장 높을 것"이라며 기술업종의 실적 성장은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주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6일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지난주 금요일(2일)에 발표된 9월 고용 증가폭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며 이달 중 금리 인상 전망이 20% 초반대로 낮아진 가운데 향후 금리 경로와 최근 국채수익률의 지속적인 상승세에 대해 어떤 의견을 밝힐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다음날(7일) 공개되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주목된다. 연준 위원들이 지난달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단서를 파악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