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보는 올해 경제는 지난해보다 더 어렵다. 지난해 5% 정도 성장했던 우리 경제가 올해는 4%대 초중반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망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우선 가계가 부실해져 소비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다가 부동산 거품마저 붕괴되면 소비는 침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 데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까닭이 없다. 더욱이 대통령 선거와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은 투자를 꺼릴 것이다.
해외 여건도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다. 중국과 인도 경제가 고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경제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휘청거릴 수 있다. 미국이 경기를 부양한다고 금리라도 내리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전 세계적으로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라크의 정치적 불안,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는 경제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런 요인들이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매일같이 언론에 보도되면 소비와 투자 심리를 필요 이상으로 위축시켜 경제를 더 나쁘게 할 수 있다. 우리 경제에 숨어있는 긍정적인 요인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우려하는 가계 부실 문제 한 가지만 들여다보자.
1997년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기업들이 양적 질적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그 이후 금리마저 떨어지자 기업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 기회가 줄어들어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못했다. 이익이 늘어 내부 자금이 쌓이고 투자를 덜 하다 보니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덜 빌려 썼다. 그래서 은행은 가계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가계는 갑자기 찾아온 저금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언제든지 갚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은행 돈을 빌려 소비했다. 정부는 수출이 줄고 경제가 어려워지자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내수를 부양했다. 그래서 2001~20022년에 세계 경제가 어려웠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내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 가계가 부실해졌다. 1998년에 226조원이었던 개인의 금융부채가 2002년에는 505조원까지 눈덩이처럼 늘었다. 이 기간 동안 금융 자산도 늘었지만, 부채가 상대적으로 더 증가해 개인의 금융 자산/부채 비율이 2.9배에서 1.9배로 떨어졌다. 그 이후에도 부채는 더 증가해 지난해 9월 말에는 689조원으로 우려할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4년 이후에는 개인의 금융자산이 상대적으로 더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금융자산이 1474조원으로 부채보다 2.1배 더 많았다. 부채도 늘고 있지만 자산이 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주체 중 개인 부문은 일반적으로 자금 잉여 주체이다. 개인들이 금융기관에 저축을 하면 그 돈을 기업이 갖다 쓴다. 2002년에는 개인 부문이 4조7천억원의 적자 주체가 되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2003년부터는 개인들이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다. 2004~2005년에 각각 개인 부문의 자금 잉여가 27조원 안팎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그 규모가 42조원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개인들이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 쓰는 것보다 그만큼 더 저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 간에 저축의 차별화는 심화되었겠지만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개인의 자금 잉여 증대는 결국은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각 경제 주체들이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미래는 항상 불확실하다. 그래서 경제 주체는 불안한 요인을 찾고 미리 대비하려 한다. 그러나 경제에는 항상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잠재해 있다.
독자들의 PICK!
경제의 부정적 측면만이 더 부각되는 것은 각 경체 주체간의 신뢰 부족이나 정책 당국에 대한 불신에서 온 것일 수 있다. 우리 경제에 숨어있는 긍정적 측면을 찾아 각 경제 주체가 경제할 의지를 갖는다면 올 한해 우리 경제는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웃돌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