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계형 창업, 국민소득 6000불 국가 수준

우리 사회에서 기업가정신이 실종되고 있다. 그러한 증거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연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의 기업가정신은 2000년대 들어와서 1970년대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근자에 들어서는 제조업의 창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으며 그 빈 자리를 서비스업창업이 메우고 있다는 사실도 그러한 심증을 굳히게 한다.
최근 들어 서비스업은 국민소득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제조업은 부가가치 생산비중보다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이는 서비스업의 창업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데에 반해 제조업 창업은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고용과 소비를 늘려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이른바 기회형 창업 혹은 기술혁신형 창업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그 자리를 숙박업, 음식점업, 임대업 등 생계형 창업이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계형 창업비중은 국민소득 6000달러 정도의 후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이며,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계형 창업의 확산은 결국 과당 경쟁과 동반 몰락으로 이어져 사회양극화 심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뒤숭숭한 분석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근거가 된다. 특히 우리 경제를 맹렬한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는 중국의 창업활동지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70년대 우리 경제의 성장원동력은 용기와 결단으로 상징되는 불굴의 기업가정신이었다. 이병철의 반도체사업 진출과 정주영의 자동차 및 조선 사업에의 도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기업가정신의 상징이었으며, 끝내 좌절하고 말았으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던 김우중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꿈이었다.
활발한 기업가정신은 경제 활성화의 바로미터이며 사회 발전의 엔진이 된다. 그러한 기업가정신이 우리 사회에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사라졌고 대학은 취업준비학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꿈이 없는 사회는 성장하지 못한다.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기업가 정신만이 21세기의 생존 전략'임을 역설한 바 있다. 우리 경제가 소득 2만달러를 넘어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비상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기업가정신의 재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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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창업과 기업 활동을 억누르고 있는 각종 장애물들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우리의 기업가정신을 가로막고 있는 대표적인 장벽으로는 각종 기업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및 반기업정서가 꼽힌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기업 규제 완화를 부르짖고 있으나 각종 규제 관련 통계를 보면 규제건수는 2003년 이후 일관되게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창업은 더 어렵다. 예를 들어 호주에는 신규기업 등록 절차가 2개뿐이고 이틀이면 창업이 가능한 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신규기업의 등록에 13가지 절차가 요구되고 창업하는 데 36일이 걸린다고 한다.
노사관계 또한 날로 악화되고 있다. 우리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현대차 노조는 정초의 시무식장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며 사장을 폭행할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의 반기업정서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고 외국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새해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혁파해서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고 그것을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