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거친 첫 벤처協 회장... 벤처 2세대 진두지휘

"딱 2표 차이로 이겼더군요. 뚜껑을 열어보니 아슬아슬했던 거죠. 그래서 승부는 자신하면 안되나 봅니다."
지난 2월 제 6대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선출된 백종진 회장(48세)은 감회가 남다르다. 백 회장은 협회 최초로 경선을 통해 회장직에 올랐다.
회원사들의 추대를 통해 신임 회장을 내정하는 관행을 깨고 정면승부를 건 것이다. 백 회장은 전문경영인인 동시에 벤처캐피탈리스트 출신이다. 창업 1세대가 아닌 만큼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벤처기업들은 성장하는 단계별로 벤처 지도부도 변해야 한다는 게 백 회장의 지론이다. 엔지니어 출신의 창업자가 비대해진 조직을 창업 초기처럼 잘 이끌어 갈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벤처기업협회 전임 회장들이 개발자, 창업자였던 전례를 보면 백 회장의 이력은 확실히 이색적이다.
백 회장은 아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지난 1984년부터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1989년 '미디어상사'라는 무역회사를 설립해 1996년 '백만불 수출 탑'을 수상하면서 사업 수완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프라임벤처캐피탈 대표를 맡으면서 백 회장의 이력에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더해졌다. 투자자 입장에서 벤처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기업 심사작업을 벌이면서 2003년에는 대한민국 벤처의 상징이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한글과 컴퓨터를 인수하게 됐다.
누적적자가 800억원. 한글과 컴퓨터를 인수한 백 회장에게 주변 지인들이 "한물 간 기업을 왜 인수하느냐"며 만류했지만 굽히지 않았다. "한글과 컴퓨터라는 벤처의 가능성을 믿었다"는 것이다.
취임과 동시에 한글과 컴퓨터의 사옥을 매각하고 영업조직을 개편했다. '한글'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넥셀', '슬라이드'를 포함한 '오피스' 사업으로 확대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씽크프리 오피스', '리눅스' 등의 사업을 발굴했다.
백 회장 취임 첫해에 한글과 컴퓨터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2007년 현재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장직에 오르면서 백 회장은 한글과 컴퓨터의 경영을 전문 COO에게 맡겼다. 경영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한글과 컴퓨터를 '턴어라운드' 시킨 경험을 토대로 벤처협회의 르네상스를 다시 이끌겠다는 포부다.
독자들의 PICK!
◇약력 △1960년 전라남도 광주 출생 △1984년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9년 미디아상사 설립 △1999년 테크노마트 대표이사 △2000~2003년 프라임벤처캐피탈 대표이사 △2003년~ 현재 한글과 컴퓨터 대표이사 사장 △2003년~2006년 한컴씽크프리 대표이사 △2006년~ 현재 한컴씽크프리 이사회 의장 △2007년 2월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