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피랍국민 '무사귀환' 전방위 대책

정부, 피랍국민 '무사귀환' 전방위 대책

권성희 기자
2007.07.22 15:36

탈레반 죄수 석방 가능성 타진...무장세력과 다각적 접촉 시도

정부는 22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들의 조기 석방과 무사 귀환을 위해 정부 대책반을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급파하고 안보정책 조정회의를 개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정부합동 대책반은 이날 오전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도착,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에 설치된 현장 지휘본부와 함께 피랍 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정부합동 대책반은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탈레반 죄수들의 석방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무장세력과도 다각적인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영국, 독일 등 동맹군 국가 관계자들과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현지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합동 대책반은 당초 대사급이던 대책반장을 외교통상부 1차관으로 격상시켰으며 조 차관 외에 문하영 전 우즈베키스탄 대사, 외교부 실무진을 비롯한 관계부처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가즈니주(아프가니스탄)=로이터/뉴시스】아프가니
스탄 경찰들이 21일 아프간 남부 가즈니주에서 탈레반 
반군들에 납치된 23명의 한국인들이 타고 있던 버스 주
변을 지키고 있다. 탈레반 반군에 납치된 23명의 한국 
기독교인들의 규모는 이제까지 아프간에서 납치된 외국
인질 사건 중 최대 규모다.
▲【가즈니주(아프가니스탄)=로이터/뉴시스】아프가니 스탄 경찰들이 21일 아프간 남부 가즈니주에서 탈레반 반군들에 납치된 23명의 한국인들이 타고 있던 버스 주 변을 지키고 있다. 탈레반 반군에 납치된 23명의 한국 기독교인들의 규모는 이제까지 아프간에서 납치된 외국 인질 사건 중 최대 규모다.

◆24시간 비상체제 가동, 청와대에서 안보정책 조정회의

정부는 또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넘어서까지 청와대에서 백종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정책 조정회의를 가졌다. 안보정책 조정회의는 전날 2차례에 이어 이날 세번째로 열린 것이다.

안보정책 조정회의에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장수 국방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임상규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회의 결과는 분석이든 전망이든 (납치단체에)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으므로 일일이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말한 뒤 "안보정책 조정회의가 끝나면 회의 결과는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외교부를 통해 현지 대책반과 관계 부처에 전달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납치단체가 시한으로 정한) 오늘 밤 11시30분 이전에 다시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으면 안보정책 조정회의가 다시 열릴 수도 있다"며 "밤까지 상황을 긴장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와 정부는 24시간 비상체제를 갖추고 피랍 한국인들의 조기 무사귀환을 위해 신중하고 차분하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며 대책을 마련 중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최우선 순위는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귀환이기 때문에 주어진 객관적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모호한데 위기지수 높아 대통령 메시지 발표

노무현 대통령은 전날 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태와 관련, 국내외 방송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데 이어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아프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상황은 매우 모호한데 위기 지수는 극도로 높았다"며 "노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서 납치에 관계된 사람들에게 전달되도록 하고 아프간 대통령과 통화하는 등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제는 국민들이 납치된지 얼마 되지 않아 대화 채널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을 통해 아프간 주둔 부대를 철수시키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납치단체의 입장이 전달됐다"며 상황의 긴박함을 설명했다.

이어 "시간을 갖고 대화 채널을 찾고 단계적으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피랍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카드를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은 당초보다 협상 시한을 하루 연장해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11시30분까지 탈레반 죄수 23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을 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밤까지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 피랍 국민들의 무사귀환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탈레반은 전날 인질 석방의 대가로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가 이미 연말까지 철수할 계획이었다고 밝히자 철군 계획을 환영한다고 답하며 탈레반 동료 석방을 추가로 요구했다.

◆아프간 입국 금지, 아프간 체류 한국인은 출국 유도

한편, 외교부는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해 기자 등 한국 국민의 아프간 입국을 금지했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은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출국을 유도할 방침이다.

현지에는 병원, 교육시설 등을 운영하며 봉사활동을 벌이는 10여개 비정부기구(NGO) 단체 관계자들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관계자, 일반 교민 등 200여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다.

정부는 또 오는 27일부터 우리 국민이 위험 국가를 방문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할 수 있는 여권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됨에 따라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여행금지국을 정부 허가없이 방문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동의·다산 부대를 올해 안에 철군하기 위한 서류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국방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부가 5~6개월 안에 아프간에 파병 중인 한국군을 철수하기 위한 서류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김 위원장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으나 이번 철군은 탈레반의 철군 요구 이전에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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