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아시아 랠리… 위험자산 선호 재부각
지난주까지만 해도 글로벌 증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비관론자(곰)들이 힘을 내며 '증시 랠리가 끝났다'고 선언하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주 분위기는 반대로 바뀌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본인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FRB는 전날(현지시간 7일) 금리 결정을 위한 회의 이후 비우량 모기지시장의 신용경색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고 있다고 투자자들을 다독거렸다.
이에 안도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도된다는 쪽으로 돌아섰고 시장에서는 낙관론자(황소)들의 기세가 비등해졌다.
미증시는 8일까지 사흘째 반등을 지속했다. 아직 7월 중순의 사상최고치까지는 갈길이 멀지만 연일 '전약후강'의 강세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스코의 분기 순이익이 25%나 급증하는 등 기업실적과 안정적인 경기성장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는 등 건강한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높아졌다.
홍콩H지수와 인도네시아 증시가 전날 4% 넘게 급등하는 등 아시아신흥시장의 상승세는 더 크다. 신용경색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쏠리던 자금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흔적이다. 강세를 보이며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키웠던 엔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대표적 안정자산의 하나인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전일대비 0.117% 오른 4.860%를 기록, 연일 가격이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 동반 랠리 재점화..이머징시장은 더 올라
미증시는 FRB의 낙관적인 경기전망, 시스코의 실적, 블랙스톤의 사상최대 규모 바이아웃펀드 소식 등이 맞물리며 급등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3.47포인트(1.14%) 오른 1만3657.77을,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0.78포인트(1.41%) 상승한 1497.49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1.38포인트(2.01%) 뛴 2612.98로 장을 마쳤다. 러시아부호의 지분 매입 소식이 있었던 GM은 4% 급등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등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이 최근 신용경색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독자들의 PICK!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전일 대비 85.10포인트(1.35%) 오른 6393.90으로 거래를 마쳤고 파리증시 CAC40지수는 128.89포인트(2.29%) 급등한 5749.29로 마감했다. 독일증시 DAX30지수는 92.28포인트(1.23%) 상승한 7605.94로 거래를 끝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107.51엔(0.6%) 뛴 1만7029.2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31일(1만7248.89) 이후 최고치다. 싱가포르, 홍콩, 한국증시도 2~3% 급등했다.
◇당분간 황소가 지배한다
전문가들은 신용경색이라는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같은 악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국면이고 이에따라 실적과 경기와 같은 펀더멘털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펜하이머&코의 투자전략가인 마이클 메츠는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극심한 긴장감이 사라진 듯 보인다"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이로 인해 전체 시스템이 다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츠는 "베어스턴스의 소식이 서브프라임 우려를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코의 투자전략가 아트 호건은 "연준이 전날 신용시장의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며 "연준이 신용경색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일정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4.5~5.0% 성장한다는 사실, 이게 바로 금융시장의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J.P.모간 체이스의 채권시장 수석전략가는 "신용경색으로 바이아웃 시장의 주도권이 사모펀드에서 투자자들에게 넘어가 자금조달이 이전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블랙스톤)과 같은 큰 회사들이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