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방역 헌혈의집(사진)이 관할구청의 철거 결정으로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
대방 헌혈의집은 대한적십자사 서부혈액원에서 1997년부터 현재까지 구청의 양해로 매년 계약을 갱신하며 무상으로 운영돼왔다. 그런데 올해를 마지막으로 구청에서 연장계약 불허결정을 내린 것이다. 영등포구의 동쪽관문인 대방역 주변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보기좋게 하겠다는 구청의 의지때문이다.
이에 헌혈의집을 통한 혈액 수급으로 연명하고 있는 백혈병환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방 헌혈의집의 경우 국내 백혈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받고 있는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17일 "영등포구에서 하나뿐인 대방역 헌혈의집이 철거되면 그 피해는 당장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수천명의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들이 받게된다"며 "지금도 혈소판의 공급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철거계획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영등포구청 감사담당관은 "대방역 주변에는 많은 시민들이 왕래하고 있으나 무분별한 가로판매점 등 각종 시설물들로 시민 보행에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헌혈의집은 주변 녹지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주변경관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청의 확고한 의지만큼 문제는 간단치 않다. 11월 말 날아온 갑작스러운 철거 결정 소식에 서부혈액원 측은 아무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진행될 경우 매년 2000건의 혈소판성분체혈을 포함해 1만여명의 시민이 헌혈하고 있는 대방헌혈의집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서부혈액원 관계자는 "예상치 못했던 구청의 연장불허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영등포 지역에 하나뿐인 헌혈의 집인만큼 관내에 있는 여의도성모병원에 가장 큰 타격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혈소판은 백혈병환자에게 필수적인 성분으로 서부혈액원에서 여의도성모병원의 한 해 수요량인 연 2만여건의 혈소판을 모두 공급하고 있다. 이 중 2000여건이 대방 헌혈의집에서 수혈된다.
혈액원 관계자는 "단순 경관 조성 차원이라면 굳이 무리를 해서까지 철거할 필요까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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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은 이번주 안에 혈액원 측과 만나 어떤 식으로든 협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