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회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 많아
정부가 역점 과제 중 하나로 추진 중인 농협 개혁의 '공'이 국회로 넘어간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7일자로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기간이 끝남에 따라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초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기세를 몰아 2월 임시국회 중 법안 통과를 목표로 부처의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개혁 대상인 농협이 동의하는 등 어느때보다 개혁 여건은 성숙됐지만 기존 권한을 포기해야 하는 일선 조합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적잖은 진통이 예견된다.
◇개혁 여건은 '최적'=지지부진했던 농협 개혁에 발동이 걸린 것은 지난해 12월4일 이명박 대통령의 '농협 질책' 발언이 나온후부터. 이 대통령은 당시 가락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들은 다 죽어가는데 정치 한다고 왔다갔다하면서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다"며 농협 개혁을 강하게 주문했다.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의 자회사 매각 비리가 불거진 상황에서 대통령의 의지가 얻히면서 농협 개혁은 급류를 탔다.
농식품부는 즉각 민관 합동으로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농협 중앙회장의 비상임화와 연임 제한, 인사권 축소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비롯해 조합 선택권 확대, 조합 합병 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도출했다. 이런 개혁안은 농협법 개정안에 고스란히 담겨 지난 16일 입법예고됐다.
입법예고에 앞서 농협은 최원병 중앙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의 농협 개혁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의 농협 개혁 시도가 강력한 로비력을 등에 업은 농협의 반대로 수차례 좌초됐던 것과는 180도 다른 환경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이 자기 살을 깎는 개혁에 동의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이번만큼 농협 개혁의 최적의 조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반발이 관건='이대로는 안된다'는 대의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 특히 일선 조합에 대한 구조조정 방식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중앙회장의 권한 축소는 역대 회장의 잇단 비리가 적발되고 당사자격인 최원병 회장이 수용한만큼 크게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그러나 1187개나 되는 조합 통폐합과 조합장 비상임화, 조합 선택권 확대 등이 걸린 일선조합 개혁에 관해서는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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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각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조합장들의 집단 반발과 조합장들의 의견을 외면할 수 없는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예견된다.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직선으로 선출된 조합장을 비상임화하는 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에도 이번 안과 비슷한 내용의 농협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입법예고 단계에서 정치권과 농협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 현재 농식품부가 준비 중인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방안까지 포함시켜 법을 개정하자는 의견도 제시돼 있다.
농식품부는 국회 논의 과정이 길어지면 모처럼만에 조성된 농협 개혁 분위기가 '물타기'로 흐려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대 국회 설득작업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의원 한분 한분을 만나서 직접 설득하겠다"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농협도 스스로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기득권을 버리고 미래를 위해서 힘을 합쳐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