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후보 앞으로 1년이 시험대

정준양 회장 후보 앞으로 1년이 시험대

김지산 기자
2009.01.29 18:55

올해 경영 능력 검증돼야 내년 중임도 가능

정준양포스코(347,500원 ▲6,500 +1.91%)회장 후보는 올해 1년 동안 경영능력을 평가받게 된다. 잔여임기가 1년 남아 올해 경영성적에 따라 내년 중임 여부가 결정된다.

29일 대치동 포스코센터 서관 18층. 포스코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회장 후보로 확정된 직후 정 사장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상황에서 자산규모 35조원의 '거함' 포스코를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그의 표정에 가득했다.

정 회장 후보에게 올해는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지난 34년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이구택 회장이 2003년 중도퇴임한 유상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1년여 잔여임기를 채운 뒤 2007년 중임됐던 사례가 있지만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패닉 상태에 빠진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포스코는 당장 올해 경영 목표치를 선명하게 세우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CEO포럼에서 이구택 회장은 "올해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포스코는 올해 매출 목표로 27조~30조원을 잡았지만 영업이익 전망은 하지 못했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 30조6420억원보다 낮춰 잡았다.

포스코는 창사 4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달과 이번달 57만톤 감산을 단행했다. 1분기 내내 감산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조강생산량이 2900만~3200만톤 수준에 머물러 지난해 3310만톤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철강업체들의 감산 움직임을 보면 이 전망치를 지켜내는 것조차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르셀로 미탈, 타타-코러스, 신일본제철 등 세계적인 철강업체들은 최근 2~3개월 사이 100만~900만톤까지 대량 감산을 단행했다.

이구택 회장은 공격형 CEO였다. 베트남과 인도에서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은 모두 이 회장 임기 중에 벌어진 일이다. 현지 정부와 조율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경제 위기까지 더해져 본격적인 투자가 언제 시작될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포스코는 현재 중국과 인도, 베트남,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세계 각지에 28개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6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정준양 회장 후보는 글로벌 비전을 차질 없이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투자 목표로 5조7000억~7조5000억원을 책정해놓았다. 지난해 집행된 4조9000억원보다 많게는 53% 확대된 규모라지만 자금 집행 시기와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포스코 안팎에선 정 회장 후보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는 정책을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이 바뀌는 외부 악재에서 벗어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준양씨가 회장 후보가 확정됐다는 건 내부자 승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경영자로서 기존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느냐가 그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확실한 지배주주의 부재 속에 외국인 지분율이 43%에 이르는 포스코 지배구조에서 철저한 실적 중심, 주주 중시 경영만이 포스코 경영진을 신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부인이 회장이 됐을 경우 대우조선 인수전에 다시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포스코 주가에 반영돼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준양 회장 후보 확정으로 이같은 돌발 변수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건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철강 시황 판단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며 "전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중장적인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정 회장 후보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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