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요란했다.
아사히 신문은 국제적 결속으로 북한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일동포들의 말까지 빌어 "북한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공존을 위해 저런 짓을 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면에 "국제사회가 결국 (북한을) 막지 못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보다 확실한 감시를 하지 않는 이상 이런 협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소 다로 총리 등 정치권도 즉각 '유감'을 표명하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제재에 한 목소리다. 북한 이슈때마다 터져나오는 자위대 파병 등 일본의 국제 역할 확대 단골 메뉴도 예외없이 등장했다. 또 늘 그랬듯이 극우단체들은 조총련 앞에서 '북조선인들은 일본을 떠나라'고 외치고 있다.
일본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일본이 더 강한 방위력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부터 "이젠 정말 피곤하다"고 토로하는 직장인들까지, 대다수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일본 언론들이 너무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일본 언론과 정치권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뭘까. 그 '오버액션'의 저의가 뭘까. 바로 우울한 자국내 현실이다.
전 세계 소비 침체와 엔화 강세 여파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의 최대 피해국이 '일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상장기업 가운데 도산한 회사는 45개사로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며 무역수지는 28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자살자 수는 11년째 증가 일로인 채 3만명을 넘고 있다. 아소 총리의 지지율은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일본 성장률을 -5.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6%로 각각 전망했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장세이며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전망치다.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경제 지표는 90년대 침체 때보다 좋지 않아 보인다"며 "일본 경제가 또다른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는 절망을 탓할 '거리'라도 필요하다. 북한에 대한 아우성이 효력을 보인 걸까. 그렇게 우려하던 북한 로켓이 발사된 다음날인 6일 도쿄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 아소 총리의 인기도 덩달아 오른다. 일본과 북한간의 애증의 관계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