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파투상'이 은행원 잡는다는데…

[현장클릭]'파투상'이 은행원 잡는다는데…

김익태 기자
2009.08.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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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 탓 '자격증' 필수… 광범위·고난이도에 합격률 14.1%뿐

"파생상품투자상담사(파투상) 자격증 시험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 또는 투자 상담 업무를 하는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최근 만난 한 시중은행장이 이 시험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응시하는 직원들이 족족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겁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해당 업무를 취급하려면 내년 2월 3일까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주요 증권사 직원들은 10명 중 약 3명꼴로 선물거래상담사 자격증을 갖고 있습니다.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자격증으로도 전환이 가능합니다. 은행원들도 창구에서 파생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이 자격증이 필요해졌습니다.

올해는 총 4회 시험이 치러지는데, 지난달 5일 첫 번째 시험이 있었습니다. 전체 응시자 합격률이 약 20%로 낮았는데, 은행 직원 응시자 합격률은 14.1%로 더 떨어졌습니다. 3547명이 응시해 501명만이 합격했을 뿐입니다.

A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김 모 차장은 "주변에 10년 넘게 관련 업무를 해왔던 동료들도 상당수 낙방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역시 쓴 맛을 봤습니다. 은행장은 "이대로 가면 자칫 내년 2월부터는 은행 창구에서 장외 파생상품을 팔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시험 교재가 △장내 파생상품 △장외 파생상품, △리스크 관리/직무윤리 △파생상품 관련 법규 등 약 1700페이지로 방대합니다. 이 중 약 1000페이지 가량은 장내 파생상품,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규정 등은 은행 업무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은행에서는 환 헤지를 원하는 해외펀드 가입고객이나 수출기업 등에 간단한 장외 파생상품만 판매할 뿐입니다. 그런데 시험에는 장내 파생상품, 옵션 가격 등의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난이도도 매우 높았습니다. 출제위원들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교재가 나온 것도 시험 약 한 달 전으로 준비하기에 너무 촉박했습니다.

은행권은 자격증을 2개로 나눌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시험을 은행 업무와 연관 없는 부분을 뺀 채 2과목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금투협은 불필요한 자격증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방침에 어긋난다며 난색을 보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통합이 능사는 아닐 겁니다. 불필요한 것은 축소하되 필요한 것은 상황에 맞게 세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 직원들만 응시할 때 시험범위를 좁혀줄 수도 있을 겁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놓고 부딪히고 있는 증권업계가 금투협을 내세워 은행들을 골탕 먹이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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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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