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다이어트 워>이원형 PD가 밝히는 사연들
"대한민국에서 뚱뚱한 남자로 사는 거,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뚱뚱한 여자로 사는 거, 정말 답이 없습니다."
케이블TV 스토리 온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다이어트 워>의 이원형 PD. 그는 이 프로그램을 단순히 살을 빼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주는 라이프 체인지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다.
"우리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미국의 <비기스트 루저>라는 프로그램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우리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뚱뚱하다'는 걸 개인의 문제로 보는 반면, 우리에게는 비만 자체가 '사회적인 소외'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여자들에게는요."
다이어트 워는 현재 체중 80~100kg 정도에 달하는 고도비만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그가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답한다.

"지난 시즌 출연자를 뽑기 위한 경쟁률만 해도 90대 1에 달합니다.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사연이 구구절절합니다. 지원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모두 다 '자살 시도를 했다'는 얘기가 공통으로 들어갑니다. 그만큼 여자로서 대접을 못 받는 건 둘째 치고 사회적으로도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이들에겐 다이어트가 '사회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희망인거죠."
이 PD가 실제 사연 하나를 덧붙인다. 면접자 중 한 사람은 직장에서 아무리 좋지 않은 일이 있어도 늘 웃는 얼굴로만 지냈다. 혹여나 인상을 쓰게 되면 사람들이 "뚱뚱한 게 성격도 더럽다"는 말을 들을까 봐였다. 그런데 어느날 직장 상사 한명이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고 한다. "웃으니까 좋아? 웃지 마. 변태 같아 보여."
또 다른 면접자는 남편의 바람 때문에 눈물을 쏟아내는 경우도 있었다. 남편은 자신이 바람을 피는 것을 숨길 생각도 없고, 아내에게도 당당했다. 아내가 따지고 들면 남편의 대답이 가관이다. "거울 좀 봐봐. 내가 누구 때문에 바람피나."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얘기들이 모두 실화란다. 이 PD는 이들에게 다이어트가 얼마나 절실한지 너무나 잘 알기에 합숙과정에서도 악역을 도맡는다. 혹여나 출연자들이 의지가 약해질 때면 갖은 회유와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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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땐 그렇게 절실하던 출연자들이 이상하게 합숙소만 들어오면 여유 있어집니다. 합숙소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살이 빠질 거라 생각하는 거죠. 출연자들이 약해질 때면 계약서 들이밀면서 '당신 때문에 제작비 다 날리게 생겼다'고 협박도 하고,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라고 구슬리기도 하고."

그러나 이 PD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아무래도 출연자들의 건강이다. 이 프로그램을 맡으며 다이어트 도사가 됐다는 이 PD의 전문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사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합숙 2개월을 포함해 3달 동안 급격하게 살을 빼긴 하지만, 원래 고도비만일수록 1년쯤 장기적인 계획을 잡고 살을 빼는 것이 몸의 균형이나 건강에는 가장 좋습니다. 합숙기간 내내 철저하게 식단 조절과 운동에만 의지하는 건 단기간에 최대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살을 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하루 10시간이 넘는 운동. 양념이라곤 하나도 없는 맛없는 식사. 정말로 ‘독하게 진행되는' 합숙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살 빼는 사람만큼이나 제작진도 진이 빠질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대단한 건 출연자들이에요. 사실 정해진 프로그램 외에 자유 시간엔 합숙소에서 잠을 자도 되는데 그 시간까지 운동을 멈추지 않아요. '저렇게 독한 사람이 어쩌다 살을 찌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우리 작가들이 늘 하는 말이 있어요.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다들 '작가언니 만큼만 날씬해졌음 좋겠다'고 하는데 프로그램 끝나면 작가가 제일 뚱뚱한 거에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하"
시즌이 끝난 후에도 가끔 출연자들과 소식을 주고 받는다는 이 PD.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은 둘째 치고 그들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더 예뻐 보인다.
"프로그램 후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출연자들이 많아요. 출연자 한명은 바를 운영하면서 밖으로 나가질 않았어요. 살찐 모습을 다른 사람한테 보이기도 싫고. 그런데 지금은 공인중개사로 일한대요. 바깥에서 돌아다니며 사람 만나는 일이 참 즐겁다고 하더라고요."
단지 살 빼서 조금 늘씬해졌을 뿐인데,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고 스스로에게도 더 당당해지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는 이 PD. 그는 “이 정도면 ‘라이프 체인지’ 프로그램 맞지 않나요?”라며 싱긋 웃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