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회계 장부 공개 등 부담..투명 회계 통해 정부 지원 수혜 길 찾아야
경영난을 겪는 중소병원을 살리겠다고 정부가 크게 '선심'썼지만 정작 당사자인 중소병원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300개 병상 미만 비영리 중소병원을 전문기관으로부터 컨설팅을 받도록 연결해주고 비용의 65%(최대 4000만원)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실시했다. 믿을만한 컨설팅 기관을 선정한 뒤 2억5000만원을 들여 중소병원 9곳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지원받을 중소병원 공모를 진행한 결과, 의료기관 수가 적은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은 물론, 일반병원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참여가 기대에 못미치자 복지부는 26일까지 신청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많은 병원들이 더 신청할지는 미지수다.
복지부는 저조한 참여율의 원인으로 '홍보부족'을 꼽았다. 컨설팅기관을 선정하고 지원 병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병원이 부담해야 하는 1000만~2000만원의 비용도 선뜻 참여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게 복지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컨설팅을 받기 위해서는 병원 경영현황을 낱낱이 공개해야 하는데 컨설팅업체와 병원 사이에 정부가 끼어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300개 병상 이상 규모 병원일 경우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도록 돼있지만, 300개 병상 미만 규모의 병원은 감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런 규모의 병원은 회계장부를 작성하고 공개하는 곳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에 경영현황을 모조리 공개하고 컨설팅을 받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 쉬운 선택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사업에 지원하고자 하는 병원은 복지부에 최근 3년간의 재무제표는 물론 진료과별 수익과 환자수, 평균 병상당 의료수익, 병상가동률, 의료이익률 등을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영현황은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요구한 것"이라며 "나중에 불리하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정책에 반영할 것도 아닌데 일선 병원들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재공모에서도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지원한 곳들만으로 5월 중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저조한 참여율을 중소병원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부의 탓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투명한 회계구조만 유지해왔다면 높은 호응 속에 치러질 수 있었던 사업이기 때문이다. 경영난에 봉착한 중소병원들이 스스로 제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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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관계자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관행을 버리지 못해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며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병원 스스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나서는 것이 먼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