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직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 일부 위원들의 부적절한 금품수수 사실을 적발하면서 한국거래소의 허술한 실질심사위원 선정과 관리 절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실질심사위원들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손에 쥐고 있는 만큼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들이 지켜야할 별다른 윤리규정이나 감시장치는 따로 마련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인력풀(Pool)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업계 평판과 연륜, 업무 관련 전문성 등을 살펴보는 것이 유일한 검증 장치다.
인력풀은 29명인 가운데 인력풀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최초 5배수(약 150명)로 선정하고 거래소의 검증을 거쳐 2배수(약 60명)로 압축한다. 여기에서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는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의 자문을 거쳐 최종 인력풀을 선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인력풀 가운데 7명을 선정해 위원회를 구성하는 단계에서 해당기업과의 업무 연관성 등 특별한 재척사유가 있는 경우 본인이 관련사실을 신고하게 돼 있다. 위원회는 변호사 2명 회계사 2명 업계 1명 학계 1명 거래소 담담임원 1명으로 돼 있다.
게다가 인력풀이 구성된 후에도 별도의 감시규정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기별로 워크숍이나 초청 강연 들을 통해 위원들의 윤리의식을 다지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위원들이 거래소 직원이 아닌 만큼 별도의 윤리규정이나 감시장치를 만들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모두 업계 전문가들인 만큼 전문가적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활동에 따른 보수는 회의가 3시간 이내에 끝났을 때는 30만원, 3시간이 넘어갔을 때는 50만원을 지급한다. 회의가 5시간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70만원까지 늘어난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일부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거래소가 그동안 아무런 관련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회계사 김모씨의 경우 지난 2009년 9월 소속 회계법인이 허위 감사를 사유로 영업정지를 받았고, 조모씨의 경우 직접 부적절한 행위로 검찰에 구속됐다.
독자들의 PICK!
김씨의 경우 회계법인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한 달 후인 2009년 10월 해촉됐고, 조모씨는 검찰 구속과 동시에 위원직에서 해촉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위원 선정·관리 절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김씨의 경우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후 회계법인에서 문제가 됐던 것이라 직접 금품수수를 했다는 사실은 이번 검찰 조사로 처음 파악했다"며 "제도 도입 초기에 본분을 망각한 일부 위원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대응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품을 준 S수산을 비롯해 어떤 회사도 로비가 상장폐지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확신한다"며 "향후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재발장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이석환)는 상장폐지를 면하게 해주겠다며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전직 한국거래소 심사위원 김모씨(47·공인회계사)와 조모씨(43·공인회계사)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