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당대회 앞두고 극한 분열
지방선거 이후 첫 최고위서 '책임론'… 친여 논객간 갑론을박 번져
鄭, 의총 생중계 카드로 간접 연임 의지… '李, 尹 비유' 대변인 사퇴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당내 분열조짐이 뚜렷해진다. 지도부가 공개석상에 배석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직격하는 한편 의원간 신경전도 감지된다. 친여성향 논객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 서로를 겨냥하고 지지자들도 둘로 분열돼 갑론을박을 이어간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출마를 안하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저부터 책임을 통감하고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선거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두 번째 이뤄진 지도부 거취 표명이다.
황 최고위원의 발언은 본인의 불출마를 시사한다. 그러나 정 대표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재출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감안하면 정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튿날 선거승리를 선언했다가 당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날 최고위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승리해야 할 곳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이겼다고 볼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황 최고위원이 제기한 책임론에 대해서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던 정 대표는 회의 말미에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원총회 생중계를 제안했다. 또 김어준씨가 대표로 있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정치권은 이날 상황에 대해 정 대표가 확고한 연임의지를 밝히는 한편 친명(친이재명)계를 상대로 승부를 걸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여권 관계자는 "의원총회 생중계는 당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라는 경고"라며 "정 대표의 지지층이 집결한 딴지일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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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강득구 최고위원이 "(성공하지 못한 이번 선거결과를) 지도부 모두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자 문정복 최고위원은 "비난은 쉬우나 침묵하는 이의 고뇌가 더욱 무겁다"고 했다. 정 대표의 당대표 선거 핵심공약이던 '1인1표제'에 대해 전현희 의원이 비판하자 최민희 의원과 이성윤 최고위원 등이 반박하기도 했다.
친여 '스피커'간 분열은 당원 갈등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정 대표의 측근인 이지은 대변인은 이날 당직에서 물러났다. 전날 한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 등이 차기 당대표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지원하는 것이란 주장에 "윤석열이 누구를 찍어 당대표를 시키면 엄청 욕했는데 이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시는 건가"라고 발언한 게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이 친명계 유튜브채널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이들은 유튜브채널 운영자인 김어준·최욱씨 등을 '친청'(친정청래)으로 규정하고 비판에 열을 올렸다. 김씨와 최씨 편에 선 지지자들은 이동형·오창석씨 등을 '수박'(겉은 파란데 속은 빨갛다는 의미의 당내 은어)이라고 지칭하며 날 선 공방을 주고받는다.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당대표 선거가 두 달도 넘게 남았는데 벌써 과열조짐을 보여서 우려된다"며 "이번 선거는 중도보수를 지향하고 더 많은 지지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지지층과 전통적 민주당 가치를 우선시하는 세력간 대결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을 지키는 대결과 선거 이후의 화합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