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단층 키운 은행
점수 낮을수록 문턱 높은 1금융, 평가모형 개발 소홀
은행간 금리 격차도 커… 저신용층은 최대 5.6%P差
카드결제 등 활용, 개인 상환능력 정교하게 반영해야

은행권에서 '신용점수 700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량고객과 기피고객을 나누는 '비공식 마지노선'이자 저신용자들이 제1금융권 밖으로 밀려나는 절벽의 시작점으로 기능한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지난 4월말 기준 '신용점수 구간별 은행 신용대출 현황'(5대은행 및 인터넷뱅크 3사 대상)에 따르면 KCB 신용점수 700점 이하 구간에서 금리가 수직상승하는 금리단층이 확인됐다. 초고신용자를 위한 시중은행 대출과 최저신용자를 위한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상품(햇살론 등) 사이에서 성실하게 상환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중저신용자들이 방치되는 것이다.
은행들이 이같은 구조를 고착화한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부터 연체율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예상손실이 커진다. 신용점수 700점 구간은 은행 내부 등급모형에서 위험등급이 전환되는 변곡점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등급이 떨어지면 RWA(위험가중자산)가 급격히 늘고 충당금 적립부담도 커지기에 차주에게 고금리로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별 상환능력의 차이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저신용자들은 어차피 우리 고객이 아니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이들을 정교하게 평가할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뱅크(이하 인뱅)는 '중저신용자 포용'을 핵심전략으로 내걸며 출범했지만 인뱅이 중저신용자 기준으로 삼는 점수는 'KCB 875'다. 인뱅은 신용점수가 875점보다 낮은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 30%만 충족하면 당국의 규제기준을 통과하게 된다. 인뱅 3사의 700점 이하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 잔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전체(28조8000억원)의 12.1%에 불과하다. 반면 인뱅의 901~1000점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은 61%에 달한다. 게다가 인뱅의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 역시 시중은행과 비교해 결코 낮지 않다.
은행간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신용점수가 낮아질수록 확대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동일한 저신용자라도 어느 은행창구를 두드리느냐에 따라 이자부담이 최대 2배 가까이 벌어지는 기형적 구조다. 실제로 신용점수 900점대 고신용자 구간에서는 은행간 금리격차가 1%포인트(P)대에 불과하지만 중신용층(800~701점)에선 격차가 2.9%P, 저신용층 (400~301점)에선 5.6%P까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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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금융권이 기존 편의주의적 여신관리를 개선하고 자체적으로 정밀한 개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해 틈을 메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단층 문제는 신용평가나 대출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서민정책 상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단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라며 "연체, 담보 중심이 아니라 카드결제, 통신요금 등 대안정보를 활용해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을 더 정교하게 반영하도록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은행의 포용금융 공급실적을 인센티브와 직접 연계되도록 구조를 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