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을 위해서라면'…마당쇠 자처하는 건설업계

'분양을 위해서라면'…마당쇠 자처하는 건설업계

지영호 기자
2011.07.18 10:11

[머니위크]“이젠 고객감동 맞춤형 서비스 시대”

주택건설업계가 ‘마당쇠’를 자처하고 있다. 집안 대청소, 마트 장보기는 물론 주변 영어학원 정보 비교, 여름휴가 여행계획 짜기, 가족 건강 관리, 재테크, 법률 컨설팅까지 입주자가 생활에서 고민하는 부분을 미리 챙겨주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계약이 끝나면 나몰라라 하는 주택건설업계의 관행을 볼 때 참신한 변화다.

이유는 결국 분양과 직결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식어버린 분양열기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차별화된 아파트 서비스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아이디어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는 주택건설업계의 주거 서비스 경쟁을 살펴봤다.

◆집안 청소는 기본, 부엌칼까지 간다

황사가 집중되던 올 봄, 몇몇 건설사는 철근과 콘크리트 대신 청소용품을 꺼내 들었다. 평소 주부들이 닦기 힘든 유리창 외부를 대신 청소해주자는 생각에서였다. 좋은 조망권을 가지고 있어도 황사에 찌든 창 때문에 커튼을 치고 살아야 했던 주부들이 서비스에 환호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 편한세상’의대림산업(71,500원 ▼5,300 -6.9%)은 지난 2003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입주자 주거 서비스인 ‘오렌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부들이 어려워하는 집안 일을 직접 관리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집안 내부 청소를 대신해주는 청정공간 서비스, 조경을 대신 관리해주는 초록마당 서비스, 닦기 힘든 외부 유리창을 대신 청소해주는 맑은 하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더불어 입주민들이 단지 내에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더 로하스 서비스’도 있다.

일찌감치 오렌지 서비스를 도입한 대림산업은 홍보 전략인 ‘진심’ 시리즈와 함께 고객 감동에서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건설(38,050원 ▼3,650 -8.75%)은 1년 전부터 ‘칼갈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입주 1~3년차에 접어든 자이 아파 단지를 대상으로 7월 ‘반포 자이’를 시작으로 2만4500가구에 대해 칼갈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의 특화 서비스는 2006년부터 시작한 ‘자이 플러스원’이다. 진드기 제거 서비스, 욕실 클리닝 서비스, 주방 클리닝 서비스 세가지 중 한가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산업(28,100원 ▼700 -2.43%)개발 역시 내년부터 칼갈이 서비스를 도입한다. 네일케어부터 칼갈이까지 아이파크 입주 1, 3, 5년차 23개 단지 1만5447가구에 11월까지 ‘아이파크 서비스’를 진행한다.

주거 서비스의 후발주자인 SK건설도 색깔있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2006년부터 5개 테마로 구성된 ‘비타민 서비스’는 ‘SK뷰’ 입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다.

전문강사가 단지를 방문해 체조·명상 등을 강습하는 비타민A, 홈페이지에서 계약·입주고객들을 대상으로 50종의 인기잡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비타민B, 입주 1∼3년차 단지를 대상으로 침실·주방·욕실 등을 청소해주는 비타민C, 입주민과 함께 DIY 제작 강좌를 여는 비타민D, 입주시점에 필요한 모든 행정처리 및 입주절차에 대해 지원하는 비타민E 등 입주자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착실히 준비했다.

특히 6월부터는 장마철 자주 발생하는 곰팡이나 진드기를 제거해주는 비타민C 서비스가 인기다. 6월1일 수명산 SK뷰와 충정로 SK뷰에 비타민C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9월까지 전국 12개 단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서면에 짓고 있는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의 경우 발레파킹 서비스와 세차, 간단한 정비를 돌봐주는 자동차 관리 서비스에서 홈파티·생일 등 집안 행사에 음식을 차려주는 케이터링 서비스,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1년간 제공한다. 특히 분양 시 체험 이벤트로 선보인 하우스키핑 서비스는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방 아파트에는 강남학원이 즐비

지난해 충북 청주에서는 강남학원이 들어서 화제가 됐다. ‘지웰시티’ 단지 내에 에듀센터가 만들어지는데 서울의 유명 학원이 유치됐기 때문이다. 분양 주체인 신영은 종로엠스쿨 등 서울의 유명학원을 유치하고 자녀 수에 상관없이 수강료의 75%가량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입주자에게 제공했다.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5과목의 교육비를 입주기간 종료일부터 2년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게다가 신규계약 가구 당 1명씩 약 1개월간의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벽산건설의 ‘안성공도 블루밍 디자인시티’는 커뮤니티 시설에 종로엠스쿨을 유치하고 입주민 자녀에게 2년간 무료 수강혜택을 주기로 했다. 입주민 자녀들은 종로엠스쿨 온·오프라인 통합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화건설이 대전 유성구 지족동 노은4지구에 공급하는 ‘노은 꿈에그린’은 대치미래교육㈜과 계약을 맺고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대치 에듀센터’를 설립했다. 대치동, 도곡동을 비롯한 서울 강남권 유명 학원 강사들이 직접 교육 서비스를 진행한다. 입주 후 2년 동안 한화건설이 비용을 일정부분 부담한다.

롯데건설의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단지 내 입점한 영어교육기관 ‘삼육어학원’의 우선등록권, 수강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림건설의 ‘메트로시티 데시앙한림풀에버’는 단지 내에 별도의 교육시설을 마련, 종로엠스쿨과 페르마수학, 대덕영재교육원 등을 유치해 운영 중이다.

◆건강 챙겨주는 고객감동 서비스도

벽산건설의 ‘위시티블루밍’은 커뮤니티센터 인근에 위치한 일산 동국대병원과 연계해 입주민들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도록 건강상담사가 상주하는 자가검진실 등 고급호텔 VIP회원급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루밍 더클래식’은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과 연계해 24시간 응급의료 및 건강증진을 위한 메디컬 존을 설치했다. 진료실, 처치실, 물리치료실, 약국 등의 시설에 가정의와 24시간 교대 간호사가 상주하며 신속한 응급의료 활동을 벌이고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와 건강강좌를 제공한다.

올 2월 분양한 카이저는 단지 내 헬스케어센터를 배치, 양산 부산대학교병원과 협력해 전문 경력 간호사 1명이 1년간 상주한다. 병원 진료예약 대행, 건강기록 관리, 할인혜택, 주기적 건강생활강좌 진행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벽산건설의 ‘위시티블루밍’은 최근 입주민을 위한 ‘집들이 파티 VIP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위시티블루밍 입주자라면 고객만족팀을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위시티블루밍 입주자들이 집들이 파티 서비스를 신청하면 업체는 이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안에 있는 연회장을 이용해 파티데코레이션, 웰컴 샴페인, 디너케이터링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준다.

SK건설의 그레이스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물론 하우스키핑 서비스, 민원대행 서비스, 부동산·법률·재테크카운셀링·여행 지원서비스 등 실제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뮤니티시설 전문 컨설팅업체인 디올의 조제우 대표는 “고객감동을 주기 위한 서비스의 영역이 제한된 유형의 시설뿐만 아니라 개인별, 연령별, 세대별, 시·공간을 초월한 1년 365일 유·무형의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어 그 수요 또한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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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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