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카스 '약'인가 '음료'인가?

[기자수첩]박카스 '약'인가 '음료'인가?

김명룡 기자
2011.07.31 14:31

동아제약(97,900원 ▼2,200 -2.2%)의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약'일까 '음료'일까? 답은 '약'과 '음료'의 중간쯤이 될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약'이었던 박카스는 최근 '약'의 지위를 잃었다. 정부는 박카스를 약국에서만 팔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서 약국 이외의 소매점에도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했다.

박카스를 비롯한 일부 의약품들의 경우 부작용이 미미하고 안전성이 검증돼 약사가 상주하는 약국 이외에서 판매돼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박카스에는 여전히 '육체피로, 자양강장'의 효능·효과가 허가사항에 반영돼 있어 일반 음료와는 다르다.

박카스가 약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료도 아니라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제약회사들도 의약외품의 약국외 판매에 협조해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휴가철에는 의약외품을 국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박카스를 '약'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음료'를 국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대통령까지 나서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광고와 관련해서는 박카스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되자 곧바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광고문구를 문제 삼아 광고를 중단토록 했다. 의약품이 아닌데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정부가 박카스를 '음료'로 본 것이다.

당초 광고 문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던 동아제약은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부랴부랴 광고를 내렸고, 이미 만들어 놓은 광고의 제작비용 4억5000만원을 허공에 날렸다.

정부는 이처럼 박카스에 대해 '약'과 '음료' 사이에서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정부가 제약사에 의약외품을 슈퍼마켓 등에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제약사들은 몇 가지 이유를 들며 공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부가 박카스 등 의약외품이 슈퍼마켓 등에서 팔리도록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잣대를 입맛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 충분해 보인다. 또 제약사 입장에서는 일관되지 않은 정부의 태도에 혼란스러울 법 하다.

대개 갈등은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을 때 발생한다. 판단기준이 오락가락하면 정당성도 확보할 수 없고, 상대방의 반발만 불러일으키게 된다.

복지부에 묻고 싶다. 박카스는 '약'인가 '음료'인가? 제약사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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