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럽 위기, 답 없는 문제 풀기

[기자수첩]유럽 위기, 답 없는 문제 풀기

권다희 기자
2011.11.10 14:49

이제는 이탈리아로 '전염'돼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덜컹이게 하고 있는 '유로존 위기'의 시작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사회당은 집권 직후 2009년 재정적자를 전 정권 전망치의 2배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로 발표한다. 이를 계기로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모든 유럽 국가들의 최우선 순위는 재정적자 줄이기인 듯 보였다. 경제성장률과 각종 산업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위험자산이 반등세를 이어나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의 증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던 시기였다. 이제 남은 일은 경제위기 동안 늘어난 부채를 줄이는 작업으로 보였다. 폴 크루그먼처럼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일부 '부양론자'들의 주장은 급진적으로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동시에 긴축에 나서며 이후 '설마 일어날까' 싶었던 일들이 차례로 발생했다. 유로존에서는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이른바 채무 위기국가인 그리스(2010년 3월), 아일랜드(2010년 11월), 포르투갈(2011년 4월)이 차례로 구제금융을 신청한다. 불과 2년 전에는 '말도 안 되는 일' 정도로 치부됐던 그리스 디폴트도 현실화 됐다.

지난 2년 간 위기는 분명 심화돼 갔지만, 위기의 심각성이 지금처럼 수면위로 드러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초반에는 '유로존 국가의 디폴트는 없다. 왜냐하면 유로존 국가들이 그런 사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순환논리가 팽배했다. 일종의 집단적인 현실기피였던 셈이다. 그러나 빚 갚을 능력이 없는 국가들에 채무 만기가 돌아오자 외부 지원과 디폴트란 대안 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올해 들어서 더 이상 사태를 방치 할 수 없음을 깨달은 유럽 정상들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수차례 모였지만 합의는 더뎠다. 그나마 실효성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도 세부적인 활용 방안에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9월 유로존 전체 청년 실업률은 21.4%로 지난해 5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청년실업률은 48%에 육박한다. 내년 유로존의 마이너스 성장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사태의 근본 원인은 '같은 통화권이면서도 다른 주권 국가'라는 유로존의 특수한 구조와 이로 인해 엇갈린 국가 간 이해관계다. 따라서 유로존 붕괴라는 대안(?)을 제외한다면, 지금의 유럽 위기는 답이 없는 문제다. 더 정확히는 어느 한쪽도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서는 답이 없는 문제다.

이탈리아 사태가 급격히 악화된 지금 많은 이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유일한 구원투수로 지목하지만 독일은 여전히 ECB의 개입 확대를 반대한다.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다면 모두가 다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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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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