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심원 "삼성, 애플에 1.1조원 배상해야"

美 배심원 "삼성, 애플에 1.1조원 배상해야"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권다희 기자
2012.08.25 10:34

(종합)"애플은 삼성 특허 침해 안 해"…전문가들 '대규모 배상 의외' 반응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24일(현지시간)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가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에 10억4천934만 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를 지급하라는 배상 평결을 내렸다. 반면 애플은 삼성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사실상 애플의 완승인 셈이다.

이날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9명으로 구성된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이 평의 시작 3일째 토론을 매듭짓고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평결문을 양측 변호인 앞에서 발표했다.

배심원단은 평결문을 통해 "애플이 주장한 삼성의 특허 침해 중 상당수가 인정 된다"면서 "특히 일부 특허는 삼성이 고의로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심원단은 이날 삼성이 멀티터치 줌, 바운드 백 등 2건의 특허와 디자인 관련 특허 등 총 6건의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고, 이 가운데 5개를 고의로(willfully) 침해했다고 밝혔다. 바운스백은 이용자가 스마트 기기에서 손가락으로 사진을 한 장씩 넘기다가 마지막에 화면이 더 이상 넘어가지 않을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능을 말한다.

또 멀티터치 줌은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기능이다. 배심원단은 이와 함께 삼성 스마트폰 등이 검은색 전면부와 베젤, 아이콘 등 디자인 특허 3건도 침해했다고 밝혔다. 갤럭시탭10.1은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평결했다.

이에 따라 배심원단은 삼성에 대해 총 10억4934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당초 애플이 삼성의 특허침해로 입었다고 주장한 25억2500만달러(약 2조9000억원) 보다는 적지만 특허침해 소송 역사상 가장 큰 액수다.

배심원단은 당초 10억5185만달러의 배상을 평결했으나, 루시 고 판사가 "평결에 두 가지 오류를 발견했다"고 제기하면서 배상액이 251만달러 줄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고의로(wilfully)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판사의 판결과정에서 배상액이 많게는 3배까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애플에 대해서는 삼성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평결했다. 삼성은 애플이 이동통신 관련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애플은 삼성측에 배상할 부분이 없었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이 이날 이같이 평결을 내림에 따라, 재판부는 한 달 이내에 공식 판결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일부 예외가 있긴 했지만, 배심원 평결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날 평결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삼성-애플간 소송 평결에 대해 "애플에게 최상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 산타클라라대 법학과 브라이언 러브 교수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애플로서는 가장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스탠포드 법학과 마크 렘리 교수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거대한 승리(huge victory)"라고 표현했다.

IT전문매체인 씨넷은 "법원이 애플 본사에서 불과 10마일내에 있고, 배심원들 역시 이 지역 출신이라 애플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결과가 이처럼 일방적인 점은 의외"라고 보도했다.

로버트 바 UC버클리 법기술센터 이사는 “배상액 규모가 이례적이며, 이는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배상액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판사가 삼성측 특허 침해의 고의성을 감안해 배상액을 최대 3배까지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날 평결로 인해 삼성의 갤럭시S3 등 최신 제품에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갤럭시S2 등 일부 삼성 제품들의 미국내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이 이번 평결에 따라 곧바로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구글 진영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는 치명타가 가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이 삼성 이외의 다른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들은 애플 제품과 다른 디자인을 강구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로버트 바 이사는 "앞으로 삼성뿐 아니라,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애플을 모방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평결로 영향을 받지 않을 스마트폰 제조사는 유일하게 아이폰과 다른 외양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측은 이날 평결직후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의 기회를 줄이고 혁신을 감소시키며 상품가격 상승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아직 배심원 평결일 뿐, 최종 판결은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은 평결 자체에 이의를 제기한 뒤 판사의 최종 판결이 바뀌지 않는다면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사가 배심원단의 평결을 뒤집는 사례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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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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