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이제 전략적 자산"…삼성·하이닉스, 기대 커진다

"메모리, 이제 전략적 자산"…삼성·하이닉스, 기대 커진다

김남이 기자
2026.03.20 05:30

'최대 실적' 마이크론, 1년 사이 영업이익 8배 증가…3~5년 장기계약으로 변동성 줄여

마이크론, 매출 및 영업이익 변화/그래픽=이지혜
마이크론, 매출 및 영업이익 변화/그래픽=이지혜

"AI(인공지능) 시대에 메모리는 '전략적 자산'(strategic asset)이 됐다."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메모리가 단순 부품을 넘어 AI 시대를 좌우하는 핵심 자원으로 평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도 높아졌다. 특히 3~5년 단위 장기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시장 변동성도 낮추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회계연도 기준 2026년 2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영업이익이 164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배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238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매출 197억 달러)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을 '업황 풍향계'로 본다. 이번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3분기(3~5월) 매출을 335억 달러로 제시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번 실적을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닌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 신호로 해석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최고경영자)는 "AI는 단순히 메모리 수요를 늘린 데 그치지 않고 메모리를 산업의 핵심인 전략적 자산으로 재정의했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있다.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 모두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고부가 제품 확대와 일반 D램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번 분기(3~5월)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은 76.7%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메모리 산업의 변화는 계약 방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론은 기존 LTA(장기공급계약)를 넘어 SCA(전략적고객계약)를 체결하고 있다. 기존 LTA가 통상 1년 단위 계약이었던 반면 SCA는 3~5년의 다년 계약으로 진행된다. 마이크론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5년짜리 SCA 체결 사실을 공개했다.

SCA는 고객사에는 안정적인 공급을 공급사에는 수요 가시성을 제공하는 구조다. 고객사는 공급 부족 환경에서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 계획 수립이 쉬워지고 메모리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설비 투자와 생산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SCA는 일정 수준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계약"이라며 "다수의 고객사와 추가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기 계약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존 연간, 분기 단위 계약을 3~5년 단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장기 계약은 고객과 회사 모두에 예측 가능한 안정성과 가시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계약 확대는 단순한 공급 안정 차원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풀이된다. 특히 HBM, LPDDR(저전력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 생산능력보다 고객 맞춤형 설계, 공급 안정성 등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SCA는 고객과의 관계를 단순 공급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확대한다"며 "연구개발(R&D) 협력과 로드맵 기획 단계까지 협력이 이어진다"고 했다.

마이크론은 현재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2026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재고 수준 △공정 전환에 따른 생산량 감소 △HBM 비중 확대 △신규 공장(그린필드) 투자 필요 등이 판단의 배경이다. 마크 머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메모리 가격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가정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AI라는 구조적 변화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