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계 트럼프 특사, FIFA에 공식 요청…
멜로니 총리와의 '교황 비판' 갈등 회복 시도…
이란 "참가한다", FIFA도 "반드시 출전해야"

미국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를 요청했다. 이란인의 입국을 차단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레오 14세 교황 비판 발언으로 흔들린 이탈리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외교적 계산'이 깔린 요청이라는 평가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파트너십 담당 특사인 파올로 잠폴리는 최근 잔니 인판니노 FIFA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국 명단에서 이란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이탈리아를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잠폴리는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4차례 우승한 경력을 언급하며 출전권을 부여받을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잠폴리는 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월드컵 본선 진출국에) 넣자고 제안한 것이 맞다"며 "이탈리아 태생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아주리 군단(이탈리아 대표팀 별징)이 뛰는 것을 보는 것은 꿈과 같다. 4차례 우승이라는 전통은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유럽 예산 플레이오프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패해 본선 출전권을 놓치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FT는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전쟁과 관련 레오 14세 교황을 공격하면서 빚어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갈등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무시마=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19일(현지 시간) 앙골라 무시마의 성모 마리아 순례지 '마마 무시마' 성소 앞 광장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6.04.20.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309323851328_3.jpg)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친화적인 유럽 동맹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강제 점령하겠다는 위협이나 이란 공습과 같은 도발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레오 14세 교황을 공격하자 "용납할 수 없다"며 공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멜로니 총리를 공개 비난하며 맞대응하면서 두 정상 간 관계에 급속도로 냉각됐다.
미국의 이번 제안에도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의 관계가 빠르게 회복할 거란 기대는 낮다.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도 월드컵 출전 의지를 내보이고, 멜로니 총리도 자국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친(親)트럼프 행보에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현재 이탈리아인들은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참가국이 자진 철수할 경우 대체 국가를 선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은 이날 성명에서 "대회에 참가할 준비가 돼 있으며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아시아축구연맹 배정 쿼터를 통해 이탈리아보다 먼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이 시작돼 이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포기할 거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축구 대표팀의 미국 입국을 "환영한다"면서도 이들이 미국에 오는 것이 부적절하고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며 이란의 월드컵 참가 포기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미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 대표팀은 확실히 참가할 것"이라며 "이란은 이미 본선 진출 자격을 얻었다. 자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그들 역시 정말로 뛰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서 튀르키예에서 이란 대표팀을 만나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최상의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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