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여의도 등 다른 재건축 단지서도 "우리도 요구하자" 확산
-"공짜 돈 아닌 미래 수익 당겨쓰기" 지적…금융비용 부담 논란
-관양현대 재건축 7000만원 지원 때도 연 9%대 금리 논란 발생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등장한 '조합원당 2억원 금융지원' 공약이 정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목동, 여의도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단지도 시공사에 요구하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반면 정비업계에서는 공짜는 절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미래 사업수익을 미리 당겨 쓰는 구조일 뿐 금융지원의 청구서가 언젠가는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신반포19·2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내건 '전 조합원 세대당 2억원 금융지원금 조기 지원' 조건이 최근 재건축시장의 핵심 화두가 두고 있다.
신반포19·25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7개 동, 614가구 규모로 추진되는 통합 재건축 사업이다. 조합은 오는 30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경쟁 중이다.
이 중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 446가구에 총 892억원 규모 금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시공사 선정 직후 올해 하반기 1차로 446억원, 사업시행인가 직후 내년 하반기 2차로 446억원을 각각 지급하는 구조다. 홍보 과정에서는 "조합원 개인 상환 의무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최근 조합 내부에서는 금융지원금의 실제 성격과 실행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진다. 신반포19·25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포스코이앤씨에 관련 설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입찰제안서에는 해당 자금이 '대출' 형태로 기재된 반면 홍보 과정에서는 '지원금'으로 표현되면서 조합원 혼선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구조상 시공사가 조합원 개인에게 현금을 직접 무상 지급하는 것은 도시정비법상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결국 시공사가 조합에 사업비 형태로 자금을 빌려주고 조합이 이를 조합원에게 지급하는 구조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결의만 있으면 사업비를 활용해 2억원이 아니라 3억~5억원도 구조상 가능하다"며 "핵심은 누가 최종 금융비용을 부담하느냐"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향후 일반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환급금이 발생하면 이를 미리 지급하는 구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사업성이나 일반분양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환급금을 전제로 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본다. 사업이 지연되거나 일반분양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은 결국 조합 전체 사업비로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금융지원금을 전 조합원에게 일괄 지급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자금 수요와 무관하게 전체 차입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조합원까지 금융지원금을 받게 되면 결국 사업비 자체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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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현재 구조가 성립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고분양가가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래 수익을 당겨 쓰는 개념에 가깝다"며 "'공짜 2억원'처럼 받아들이면 착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안양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전 당시 조합원당 7000만원 사업추진비 지원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후 연 9%대 금리 부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에도 "무상 지원으로 인식됐지만 결국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반발이 나왔다.
정비사업 시장이 '금융 마케팅 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단지도 최소 1억~2억원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