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브랜드 11종 초기 가격 28~43% 낮춰…급성장 시장 선점 경쟁

현대자동차그룹이 배터리 가격까지 덜어내는 전략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403,000원 ▲2,000 +0.5%)는 이달 크레타 일렉트릭에 배터리 구독 서비스(BaaS)를 도입하고, 기아(130,400원 ▼100 -0.08%)도 시로스 EV로 적용 차종을 확대해 초기 표시가격을 40% 안팎으로 낮췄다. 현재 인도에서는 7개 대중차 브랜드가 11개 전기차에 BaaS를 적용하고 있다.
BaaS는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 비용을 제외하고 배터리 대금은 별도 할부나 주행거리 기반 요금으로 내는 방식이다. 전체 구매비용을 할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처음 마주하는 가격표와 초기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급성장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가격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실제로 기아가 지난 23일 인도에서 출시한 시로스 EV의 배터리 포함 시작가격은 134만9000루피지만 BaaS를 선택하면 79만9000루피로 40.8% 낮아진다. 기아가 제시한 기본형 배터리 비용은 1㎞당 3.3루피다. 다만 실제 주행한 만큼 내는 사용료는 아니다. 월 2200㎞ 운행을 가정하면 7260루피지만 실제 납입액은 대출기간과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차도 지난 2일부터 크레타 일렉트릭에 BaaS를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배터리가 포함된 구매 가격은 180만3000루피지만 BaaS를 통하면 이보다 39% 싸다. 배터리 할부금은 1㎞당 3.9루피부터다.
현대차·기아가 BaaS를 꺼낸 배경에는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부진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합계 46만9701대를 팔아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그룹 기준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2725대와 2643대에 그치면서 대중차 브랜드 가운데 7위와 8위에 머물렀다.
올 상반기 인도 전기승용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지만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5368대로 18.4%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합산 점유율도 5.5%에서 3.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현지업체인 타타모터스는 5만7370대, 마힌드라는 3만4131대, JSW MG모터는 3만1819대를 각각 판매했다. 전체 승용차 시장 2위인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서는 선두 3개 업체와 큰 격차를 보인 셈이다.
인도 내 경쟁사들은 이미 배터리값을 떼어낸 가격표를 앞세우고 있다. MG가 2024년 윈저 EV에 인도 승용차 최초로 BaaS를 도입한 뒤 코멧 EV와 ZS EV로 확대했다. 타타는 티아고 EV와 펀치 EV, 마루티스즈키는 e비타라, 토요타는 어반크루저 에벨라, 시트로엥은 eC3X에 적용했다. 기아는 지난 5월 카렌스 클라비스 EV에 이어 이달 시로스 EV로 적용 대상을 넓혔고 현대차도 크레타 일렉트릭으로 가세하면서 BaaS 적용 모델은 7개 브랜드 11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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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샤일레시 찬드라 타타모터스 승용차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BaaS는 사실상 서비스가 아니라 이중 할부 구조"라며 소비자가 차체와 배터리 비용을 나눠 비교하도록해 가격을 낮게 인식하게 하는 금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 중앙정부의 전기차 지원책인 'PM E-DRIVE'는 전기 이륜차와 일부 삼륜차·버스·트럭 등을 지원하지만 일반 소비자용 전기승용차는 구매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보조금 대신 금융구조를 바꿔 가격 장벽을 낮추는 경쟁이 확산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