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극장이 될 거에요"

"아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극장이 될 거에요"

이언주 기자
2012.10.27 06:45

[인터뷰]김양선 인터파크씨어터 대표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질주를 했죠!"

↑김양선 인터파크씨어터 대표 ⓒ홍봉진기자 honggga@
↑김양선 인터파크씨어터 대표 ⓒ홍봉진기자 honggga@

'공연장 가동률 100%, 평균 유료객석점유율 89.7%, 입장객 65만명'.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뮤지컬 전용극장 '블루스퀘어'의 지난 1년 성적이다. 개막작 뮤지컬 '조로'는 초반에 평가가 엇갈리긴 했지만 지난해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고, '엘리자벳' 역시 올해 상반기 흥행 1위를 달성했다. '위키드'는 연말까지 이변이 없는 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뮤지컬이라는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외국인 관객들이 트렁크를 끌고 와 공연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하고, 한국어 외에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국 언어로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쯤 되면 극장의 운영비결이 궁금해질 만하다. 다음달 4일, 블루스퀘어 개관 1주년을 앞두고 지난 23일 김양선 인터파크씨어터 대표(43)를 만났다.

"아, 정말 어떻게 1년이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소감을 묻자 튀어나온 김 대표의 첫마디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럴 만 한 것이 개관과 동시에 삼성전자홀 객석 3층은 음향이 좋지 않다거나 시야를 가린다는 등 문제점이 지적됐고, '조로' 역시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평이었으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기가 생겨서일까, '욕심 많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공연 외에도 '컬처파크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다양한 문화콘텐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복합문화공간 NEMO(네모) 개관, 아트월 프로젝트, 공연 전문스태프 양성프로그램 '스탭스쿨' 개설 등 지난 1년간 쉬지 않고 달렸음은 분명하다.

↑김양선 대표는 "기획사와 극장이 윈윈하면서 공연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봉진기자 honggga@
↑김양선 대표는 "기획사와 극장이 윈윈하면서 공연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봉진기자 honggga@

"이번 1주년 기념전시 제목이 블루스퀘어의 지난 1년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요. '질주와 침묵'이요. 정말 여기까지 질주해서 온 기분이에요. 이제 잠시 뒤돌아보며 극장을 가다듬고 반짝반짝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김 대표가 뮤지컬 전용관으로써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뭐였을까. 그는 "공연장 틀을 만들고 좋은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넣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타극장 보다 좋은 작품을 먼저 유치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덕분에 2015년 초까지는 공연프로그램이 세팅이 됐다. 최근 국내 주요극장에서 극장 프로그램을 미리 계획해서 운영하는 '시즌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는데 사실상 블루스퀘어는 앞서 실행하고 있었던 것.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프로그램을 미리 계획하는 것은 극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안정성이 있지만, 기획자 입장에서도 미리 해외 파트너와 협의하고 캐스팅, 프로덕션 등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공연기획사와 경쟁을 하기 보다는 자금이나 마케팅 부분을 지원하면서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며 "공연시장의 저변확대를 위해 극장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대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티켓예매 시장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는 공룡기업이 극장까지 짓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기획사가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이 되었다. 블루스퀘어에 오른 공연들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히트를 치자 극장이 제공하는 지원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생겼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공연·문화계에 몸 담았던 것은 아니다. 경영학도 출신으로 현대경제연구원과 현대중공업을 거쳐 DB정보통신 등에서 일했다. 1995년도에 초창기 인터넷 시스템구축 관련 사업을 하면서 온라인 콘텐츠서비스에 눈을 뜨게 됐다.

인터파크 직원들은 그를 두고 '스마트한 기획자'라고 말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직원들을 믿고 밀어주지만,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수준과 눈높이가 워낙 높은 분이라 직원들을 계속 공부하게 만든다"고 했다.

김 대표는 트렌드에 밝고 정보력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끊임없이 공연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신규 서비스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한다. 어쩌면 문화 예술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소위 '사심'없이 전문 경영인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추진력을 발휘하는지도 모른다.

최근 홍대 합정동 지역에 공연장 1개와 갤러리, 야외공연 공간이 포함된 인터파크아트센터도 개관했다. 강북과 강남을 잇는 한남동은 이태원의 문화적인 특성까지 수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홍대는 좀 더 대중적이고 자유로운 느낌의 공연장으로 지역성에 맞춰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꿈은 뭘까. "유통에서 출발한 인터파크를 좀 더 문화 중심적인 회사로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획력과 콘텐츠를 갖춘 극장이 되어야겠죠. 적어도 아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극장으로 만들 겁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