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토월극장' 둘러싼 '네이밍 스폰서' 논란··· 문화계 기업후원 필요한 현실 봐야

"민간 기업에서 공연장에 15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후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도 욕을 먹게 되면 앞으로 어떤 기업이 문화계에 후원하겠습니까?"
전해웅 예술의전당 기획운영본부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오는 19일 새롭게 태어나는 'CJ토월극장'을 둘러싼 논란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리모델링 공사비 270억원 중 150억원을 CJ그룹에서 후원, 그 조건으로 20년간 극장 이름에 CJ를 붙이기로 한 데 대해 "기간이 너무 길다"며 비판이 거세다. 또 1년에 3개월(비수기)은 CJ가 우선 대관권을 갖는 데 대해서도 혜택이 지나치다며 대기업이 자본으로 문화예술계마저 장악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이 국내 공연장에 이른바 '네이밍 스폰서'(Naming Sponsor·명칭후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4월 재개관한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은 KB국민은행이 35억원을 지원했고,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은 우리금융지주로부터 30억원을 받아 리모델링했다. 예술의전당 연주홀도 기업은행이 45억원을 후원해 리모델링하면서 명칭이 'IBK챔버홀'로 바뀌었다.
해외 사례도 다양하다. 약간의 차이점은 외국의 경우 기업보다는 개인 후원으로 명칭에 사람이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 뉴욕 링컨센터 내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용 홀은 기부자의 이름을 붙여 1973년 '에이버리 피셔 홀'로 개관했다. 링컨센터 줄리어드 빌딩 내 '앨리스 튤리 홀'도 마찬가지다. LA중심가에 있는 월튼극장은 LG전자의 후원을 받고 극장명을 '윌튼LG'로 바꾸었고, LG전자는 이 공간을 마케팅에 잘 활용해 미국 내에서 기업이미지를 높일 수 있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이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졌는데도, 유독 이번 'CJ토월극장' 사례만 논란이 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문화계의 순수성 수호도 좋지만 극장의 환경이 나아지면 그 수혜자가 누구인지는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전국 200여 개의 문예회관도 앞으로 10년 안에는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국고로 충당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극장과 기업, 관객 모두가 '윈윈윈' 할 수 있다면 대기업의 후원에 대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