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병권 한국메세나협회 사무처장 "기초예술도 타영역과 협업하면 파급력↑"

"기업의 예술후원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적어도 3배는 남는 장사입니다."
이병권 한국메세나협회 사무처장은 예술후원에 대한 세금감면을 골자로 하는 '메세나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순수 문화예술 분야에 기부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메세나'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칭하는 용어다.
그는 프랑스의 예를 들면서 "2004년에 60%까지 세제감면 혜택을 주기로 한 법을 만든 후, 기부금이 3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보았다"며 "우리도 메세나법을 통과시키면 문화예술을 통해 교육이나 사회복지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까지 보게 되어 분명히 3배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국내 전체 기부금 중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부금은 2%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 지원금이 아닌 민간의 자발적 기부로 문화예술계를 더 많이 지원할 수 있게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처장은 "경제인들도 국민소득 2만 달러까지는 끌어왔지만 3만 달러 시대는 돈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라고 한다"며 "사회적 품격이나 국격을 높이는 데 예술만한 것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술은 복지와 결합해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도 하고 어린 아이들의 정서적 회복, 창의성 증진에도 힘이 되죠. '문화융성'과 '창조경제'가 화두인 이 시점에서 메세나법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이 여행했던 일본 '예술의 섬'이라 불리는 나오시마 이야기를 꺼냈다.
"인구 3300명 수준에 해변 길이도 16㎞에 불과한 작은 섬이죠. 찾아가는 길도 불편한 그 섬에 연간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린다고 해요. 왜 그런지 아세요? 3개의 미술관을 중심으로 그 곳만의 특별한 문화와 예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초예술은 흔히 상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광 등 다른 영역과 협업하면 파급력이 커질 수 있고,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메세나법은 2009년 발의된 바 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국회통과에 실패했다. 이에 한국메세나협회와 길정우 국회의원이 오는 30일 오후 1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신관2층 소회의실에서 '메세나법 제정을 위한 국회 세미나'를 개최한다.
그는 기초예술의 중요성과 법적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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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나 영화는 시장 구매행위를 통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문화의 뿌리가 되는 기초 예술은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에 지속적인 후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문학 분야는 더 열악하죠. 작가들을 후원하는 기관이나 단체는 전혀 없거든요. 문화융성은 결국 서로 다른 것을 잘 섞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 예술이 튼튼하게 받쳐줘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가 제도적인 여건을 만들어 줄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