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고추장김밥과 '별'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별이 낮밤 없이 반짝인다면 기다림이란 없겠지요. 마찬가지로 사랑에 이별이 없다면 그리움도 없을 테고요. 명멸하는 것이 어디 별 뿐이겠는지요. 내 생애의 어느 한 순간, 별이 되어 반짝이던 사람의 행방이, 안부가 문득 궁금한 그런 날엔......,
누구나 한때는 누군가에게 별이었겠지요. 아니, 그런 한때의 연속이었겠지요. 누군가의 별이 되어 때로는 눈물이었다가, 그리움이었다가,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가......, 물론 누군가가 내게 별이기도 했을 테고요.
사람 사는 일이 갈수록 팍팍하고 만만치 않지요? 너무 이른 추석 무렵 바람조차 서늘해졌는데요. 늘 이렇게 우리 삶의 언저리가 신산하고, 마음이 스산해질 때 머리맡에 별이 떴지요. 사람이 한없이 나약해질 때 하늘을 쳐다보게 되니까요. 그러면 거기, 내가 보고 있노라고, 그래도 포기하지 말라고 별이 눈을 찡긋하시기도 하는 건데요.
뼛속까지 고단하고 신산한 삶에 잠시 쉼표를 찍는 기분으로, 고추장김밥을 한번 말아봤습니다. 그냥 고추장이 아니라 지리산곶감고추장입니다. 고추장과 돌김볶음을 밥에 넣고 비벼서 건듯 구운 김에 싼 것이지요.
참, 우리가 별에서 왔다면 죽어서 다시 별로 돌아가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