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말씀'이란 글자로 불상을 그리다
[편집자주] "나는 세상의 풍경을 읽는 자가 아니라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풍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자이다."(김주대 시인)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얇디 얇은 울림판 같은 몸을 가진 그는 모든 존재를 의미 있는 기호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는 풍경 속에서, 거대하게는 우주의 근원에서 솟구쳐 오르는 어떤 징후를 감지하고 광인처럼 소리치는 사람이다. 생의 우연한 순간에 마주친 모든 존재가 그에게 가서 그림이 되고 시가 된다. 그의 문인화가 특별한 이유이다.

생은 그 자체로 이미 전쟁인지도 모르겠다. 집단 간의 전쟁, 개인 간의 전쟁, 그리고 자신과의 전쟁. 그 중에 가장 치열한 싸움은 의외로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외부와 싸워 생긴 상처는 증오하는 적을 이김으로써 아물고 끝나지만, 자신과 싸움에서의 상처는 사랑하는 자신을 굴복시켜야 아문다. 하지만 자신을 굴복시키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럴 때 우리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사랑인지 혹시 아집이나 집착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헛된 가치에 집착하는 자기를 버리고 아니 이기고, 참된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일, 그것은 어쩌면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진정한 승리자의 얼굴은 평온하기까지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