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한장 숨이 턱, 턱…추리·공포 소설이 몰려온다

한 장 한장 숨이 턱, 턱…추리·공포 소설이 몰려온다

김고금평 기자
2014.07.26 05:34

국내외 작가들 여름철 특수 '장르 소설' 잇따라 내놔…시장 여전히 일본·미국 독주

여름 무더위, 공포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만큼 실내 피서를 즐기는 방법도 드물다. 마침 국내외 내로라하는 장르 소설 작가들이 잇따라 심장을 죄고, 뇌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영화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물놀이보다 아찔한 신작들을 따라가봤다.

◇ 미국, 독일, 일본 등 장르 소설의 강국이 내놓은 작품들

타우누스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독일의 넬레 노이하우스의 데뷔작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상어의 도시’(북로드)가 그것. 1990년대 후반 뉴욕을 배경으로 연봉 100만 달러를 받는 금융계의 샛별과 이 도시를 장악한 권력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탐욕과 살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범죄소설의 제왕’이라 불리는 미국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신작 ‘혼돈의 도시’(RHK)도 나왔다. 영화로도 제작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저자인 그는 범죄를 소재로 한 사실 묘사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 이번 소설은 범죄와 경찰 조직을 다룬 ‘해리 보슈 시리즈’의 13번째 작품이다. LA에서 죽음을 맞은 의학물리학자, 죽은 과학자와 함께 남겨진 방사능물질, 이 물질로 테러 위협에 놓인 도시를 배경으로 사건발생부터 종결까지 긴박하게 이어지는 스릴러다. 마치 미국 드라마 ‘24’을 보는 것처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에뜨랑제
에뜨랑제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온다 리쿠가 내놓은 신작 ‘몽위’(노블마인)는 공상과학(SF)과 팬터지를 넘나드는 공포소설이다. 일본 학교 아이들이 집단으로 악몽을 꾸고, 그로 인해 현실이 마비되어가는 설정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 “우리도 질 수 없다” 긴장의 끈 조이는 국내 작가들의 ‘분투’

장르 소설 마니아로부터 인정받은 국내 작가들의 신작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 작가인 도진기의 추리 소설 ‘유다의 별’(황금가지), 디스토피아적(가공된 부정적 현실) 세계로 주목받아온 김휘의 ‘눈보라 구슬’(작가정신), 온라인의 화제 작가 임허규의 ‘에뜨랑제’(그래픽노블)가 그 주인공이다.

미스터리물 ‘유다의 별’은 1920, 30년대 사이비종교 집단 ‘백백교’를 모티브로 삼아 잔인한 내용을 긴박하게 풀어냈다. ‘눈보라구슬’은 인간의 어두운 이면에서 비롯되는 공포에 주목한 중·단편 모음집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특전사 장교, 삼성 전략기획팀 등을 거친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 임허규가 내놓은 ‘에뜨랑제’는 이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작품. 장르문학사이트 ‘문피아’(www.munpia.com)에서 2008년 연재를 시작한 뒤 애플 앱스토어 전체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전사 대위와 여군장교가 훈련 도중 낯선 세계에서 빠져들어 처절한 생존을 벌이는 내용이다.

◇ 장르 소설 ‘부익부, 빈익빈’ VS 국내 장르 소설의 ‘반격’

추리, 공포, 스릴러 소설은 그간 외국 번역물의 독차지였다. 25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공포 및 추리소설의 베스트 셀러 1, 2위는 일본과 영미소설로 각각 43.96%, 37.0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소설의 비중은 급격히 늘어났다. 2003년 6.0%에 머물던 일본 소설의 비중은 2009년 49.98%로 과반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소설 비중은 5.09%에 그쳤다.

교보문고의 브랜드관리팀 진영균 팀장은 “전체 ‘장르 소설’ 시장 규모에 큰 변동은 없지만, 최근의 경향에선 북유럽 장르 소설이 점유율 10%로 늘어가고 있다”며 “한국에선 순수문학이 오랫동안 각광받고 있는 흐름 때문에 장르 소설이 주춤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장르 소설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 1, 2권이고, 지난 한 해 판매량만 보면 일본 작가 작품이 전체 20위 중 10권이 올라갈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신진 장르 소설 작가들의 작품이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 작가들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출판계의 한 인사는 “요즘 나오는 작품들은 아이디어도 신선하고, 긴장감도 줄지 않아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국내 장르 소설 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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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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