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그곳의 비밀, "스탬프투어가 마니아를 만든다"

나만 아는 그곳의 비밀, "스탬프투어가 마니아를 만든다"

김유경 기자
2014.07.30 06:40

[가고싶은 대한민국]'내수 돌파구' 국내여행 확 바꾸자⑥-지역 명소의 단골손님을 만들자

홍콩이 아시아 대표 관광도시가 된 것은 가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패키지 관광으로 홍콩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다음번에는 쇼핑을 하러 가고, 이후에는 미식 여행을 위해 간다.

홍콩을 자주 찾는 사람들에 따르면 홍콩에는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방문하게 하는 추억의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하나같이 역사적 흔적이 짙게 배어있거나 현지인의 생활상이 깊게 묻어 있는 곳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인 '미들레벨 에스컬레이터'도 그 중 하나다. 이곳에는 지하철을 탈 때 할인받을 수 있는 기계(MTR fare saver)도 있는데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를 이 기계에 대면 센트럴, 홍콩, 성완역에서 지하철을 탈 때 2홍콩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금액은 단돈 300원이지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관광객들이 몰린다.

더들 스트리트 끝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도 홍콩섬에 유일하게 남은 가스등과 함께 1960년대 낭만을 살린 콘셉트 스토어로 인기가 높다.

홍콩관광청도 이렇게 세대를 이어가며 오랜 기간 사랑받는 명소들을 엮어 홍콩에 서 꼭 해야 할 10가지 이른바 '홍콩 버킷리스트 10'을 만들었다. 외국인이 해당 지역에 가면 할인이나 작은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한 곳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집중적으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성북구다. 최순우 옛집과 성락원, 이태준 가옥, 심우장, 이종석 별장, 한양도성 등 성북구의 16개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코스는 관광객들이 두고두고 찾으며 즐길 수 있는 장치가 있다. 각 명소에 대한 정보 제공과 함께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여행수첩이 그것이다.

이 성북 탐방 여행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다. 성북문화원이 2009년부터 6~10월에 주말마다 30명 안팎으로 탐방여행객을 모집했는데 지난해 800여명이 다녀갔다.

지역의 명소들은 한번 가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가고 싶을 때는 얼마든지 다시 찾는 곳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놀이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상시 이벤트도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만해 한용운의 기일에 만해 유택인 '심우장'을 무대로 기획된 뮤지컬 '심우'가 딱 그런 예다. 이 고택을 정적인 전시관이 아닌 생동감 넘치는 뮤지컬 무대로 사용한 것 자체가 발상의 대전환이다. 이런 공연을 1회성이 아닌 상시 공연으로 만들면 성북 탐방은 그야말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스탬프투어는 부산과 대구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은 용두산공원과 부산근대역사관, 자갈치시장 등 20곳을 방문해 기념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기념품을 준다. 대구도 이상화·서상돈고택, 달성공원 등 30곳의 관광명소를 찾아가면 기념 스탬프를 찍어주고, 이 스탬프를 모두 받은 시민은 대구관광 명예홍보위원으로 위촉된다.

이처럼 스탬프나 여행수첩 같은 작은 장치들은 곧 그 지역의 단골 손님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단골 손님은 제대로만 대접하면 절대 발을 끊지 않는다. 스탬프투어를 마친 사람들에게 재방문 시 다양한 할인혜택을 담은 쿠폰북을 주거나 뜻 깊은 기념품을 증정하는 유도 장치가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평생의 추억을 쌓을만한 스탬프투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면 어떨까? 나만의 추억을 쌓은 관광지이자 휴식처가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면 국내 여행의 단골 팬들이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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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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