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덥지도·춥지도·습하지도 않은 이상적인 날씨...프랑스풍 건물·레스토랑 즐비해

세상에 좋은 것만 있는 곳은 없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상향, 그곳을 천국이라 부른다. 남태평양 섬 뉴칼레도니아를 일본 작가 무리무라 가쓰라는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고 표현했다.
◇뉴칼레도니아 '오늘 날씨 맑음'= 날씨로 치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계절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가을이다. 여행지 가운데 연중 봄 날씨인 '상춘기후'를 내세우는 곳은 여럿 있다. 하지만 막상 겨울에 해당하는 시기에 방문하면 실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춥지는 않지만 흐리고 비가 내릴 때가 많아서다.
남반구 호주의 오른쪽, 뉴질랜드의 위쪽에 위치한 뉴칼레도니아는 6~9월이 겨울이다. 그러나 가장 여유로운 여름휴가를 이용해 이 시기에 방문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가 많이 오는 6월 평균 강수량은 128㎜, 가장 선선해지는 8월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로 한국 9월 날씨에 해당해서다. 아울러 여름에 해당하는 1~3월은 섭씨 27도, 강수량 119㎜다.
기온이나 강수량보다 한층 더 중요한 요소는 습도다. 뉴칼레도니아는 사람들이 가장 쾌적함을 느끼는 습도 상태 40~60%를 연중 유지한다. 수도 누메아 앙스바타 해변의 카페 야외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볼에 와 닿는 공기와 바람이 더없이 상냥하다. 걷거나 조깅을 해도 상쾌하다.

◇수심 1m 바다 '오로 천연 수영장'= 삼면이 바다인데도 한국 사람들은 바다에서 노는 것이 낯설다. 주변에 의외로 바다에만 가면 맥주병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수영을 못해서는 아니다. 전문 지도를 받아 접영도 할 줄 알지만, 바다에 대한 공포 때문에 패닉 상태가 된다. 깊이부터 다르거니와 파도와 조류가 있어 수영장과 달리 자신의 몸을 제어하기 쉽지 않아서다. 하물며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은 바다에서 더욱 자유롭지 못하다.
뉴칼레도니아에는 수영장 같은 바다가 있다. 제일 깊은 곳의 수심이 2m이고, 1m 내외의 물 높이가 유지된다. 어른 기준으로 불과 허리 또는 엉덩이 정도 물에 잠기는데도 물안경을 끼고 물속을 들여다보면 갖가지 색상과 모양을 가진 예쁜 열대어들이 가득하다.
일데팡 섬 동북부에 위치한 오로만에 있는 천연 수영장은 커다란 바위가 바다를 막아준다. 파도도 치지 않고, 조수 간만에 따라 물과 물고기들이 바위 안쪽으로 밀려들어온다. 수영을 못하는 이들이라도 언제든 발이 닿으니까 안심하고 수퍼맨 자세로 물 위에 몸을 맡겨보자. 스노클링의 재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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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천연 수영장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것은 주변에서 자생하고 있는 고생대 식물 아로카리아다. 소나무의 조상으로 추운 지역 침엽수림과 달리 만져보면 잎이 상대적으로 부들부들하다. 야자수가 있는 다른 섬들과 차별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섬 이름 일데뺑은 '소나무 섬(Ile des pins)'이란 뜻이다.

◇남태평양의 프랑스 휴양지= 일데팡에서 스피드 보트로 약 30분을 달리면 산호모래가 퇴적돼 만들어진 무인도 노깡위가 있다. 배 멀미를 염려할 필요는 없다. 뉴칼레도니아는 2만4000㎢ 면적의 세계 최대 산호대로 둘러싸여 있다. 이 산호초 덕분에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캉위는 산호초로 이뤄진 섬이기 때문에 일반 모래보다 하얀 빛깔로 바다 빛깔과 대비가 된다. 이와 더불어 바다 아래에도 하얀 산호초가 있어, 다른 지역의 바다와 비교해 바다 빛깔이 훨씬 선명하고 곱다. 어디를 찍어도 화보가 된다.
이러한 멋진 곳도 보기에만 좋은 '그림의 떡'이면 소용이 없다. 방문하기 쉬워야 하고, 머무르기 좋아야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1853년 식민지가 된 이래 지금은 프랑스령이 된 뉴칼레도니아 수도 누메아에 프랑스 남부 휴양지 니스를 옮겨 놨다.

프랑스풍 건물들이 자리한 거리는 깔끔하다. 모젤항에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초호화 요트들이 가득 정박해 있다. 르메르디앙 누메아 리조트가 위치한 앙스바타 해안에는 프렌치레스토랑과 카페, 클럽이 즐비하다. 어디를 가나 막 구워낸 바게트빵과 향긋한 커피가 맛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한 달씩 휴가를 보내는 '바캉스' 문화만큼 여행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본 도쿄까지 12시간35분, 다시 에어칼린을 타고 도쿄에서 8시간35분을 날아가야 하지만, 누메아행 비행기는 항상 70~80%가 프랑스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도쿄·오사카-누메아가 매일 운항되는 덕분에 우리는 프랑스 사람들 노고의 20%에 해당하는 서울-도쿄 2시간30분만 이동하면 방문할 수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헬로우"가 아니라 "봉주르"로 맞이하는 프랑스 호텔의 경험도 이색적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호텔 체인 르메르디앙은 누메아와 일데팡 최고급 시설이다. 도심 문명에 익숙한 사람들도 이렇다 할 불편함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좋은 곳이다 보니 여행비와 현지 물가가 비싸다. 그렇다고 넘볼 수 없을 만큼 비싸진 않다. 왕복항공권과 최고급 호텔, 식사 등을 포함한 4박 6일 여행경비(쇼핑 비용 제외)는 1인당 300만원 전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