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시화집 '연분홍 답장'…소박한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시 60여편

'그냥 왔다가
간다고 말하지 않고
몰래 사라져 버린다' (詩 사랑은 中-주한태)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쓸쓸한 계절, 누구나 한 번쯤 뒤를 돌아보게 되는 12월이다. 떠나보내고 또 맞아들이는 연말연시에, 공허하고 들뜬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시화집이 눈길을 끈다.
향토를 지키며 평생 교육자로 살아온 주한태 박사가 내놓은 '연분홍 답장'(도서출판 천우)에는 모두 60여편의 '답장'이 담겼다. 시인이 삶 속에서 만난 이웃과 자연,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답장들이다.
정겹고 푸근한 친구와 나누는 담소처럼 시는 어렵지 않다.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아 온 시인은 "누구에게나 쉽게 읽히는 글"을 읽는 이가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전환되길" 바라며 썼다.
시가 담고 있는 소재도 다채롭고 동시에 익숙하다. 지나가는 아이에서부터 장터의 술 취한 아저씨, 다문화 아줌마, 바다와 개울, 과수원 등 마주치는 삶의 풍경들을 하나하나 담았다.
'일찍 가보라카이 그카능기요'( 영천 아지매 中)와 같은 구수한 경주 사투리는 덤이다.
'시화집'답게 그림도 훌륭하다. 따뜻하면서 부드러운 색채는 시 한편 한편을 살포시 보듬어주는 듯하다. 뉴욕 주립대 초청교수를 거쳐 현재 경주 동국대 미술학과 교수로 있는 김호연 화백이 그렸다.

시인 주한태 박사(사진)는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고, 경북대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 박사를 받았으며 고 황수관 박사와 동문으로서 절친했다. 경주여고 교장과 화랑교육원장 등을 역임하고 세계문인협회 정회원, 문학세계 문인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 연분홍 답장= 주한태 지음. 천우. 143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