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위기에 빠진 '대의제'…더 좋은 민주주의로서의 '추첨시민의회'

'민주주의=선거'라는 공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책이 나왔다. 정치학자 이지문과 박현지가 낸 새 책 '추첨시민의회'는 대의제의 대안으로 헌법개정 시민의회를 제안한다. 헌법개정 시민의회는 성, 연령, 지역을 감안한 추첨을 통해 뽑힌 시민으로 구성된다.
책은 기존 선거제도를 통한 대의제가 유일한 정치제도가 아님을 여러 사례를 들어 입증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온타리오 주의 '선거제도개혁시민위원회', 아일랜드의 '헌법 컨벤션'과 '시민의회', 아이슬란드의 헌법 개정 실험,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시민선거구획정위원회' 등을 도입 배경부터 활동 과정과 그 결과, 의의를 소개한다.
저자들은 추첨시민의회가 참여의 평등성과 숙의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또 광장의 힘을 일상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공화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추첨이라고 해서 추첨에 뽑힌 누구든 강제로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건 아니다. 누구든 참여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 거부권 행사 자체가 참여의 한 방식이 된다.
저자들은 헌법부터 정책 결정까지 언제까지 과두정으로 전락한 현재의 선거제도에 맡길 것이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나아가 추첨시민의회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문제와도 깊이 연동돼 있다고 강조한다.
공동저자 이지문은 1992년 3월 현역 중위 신분으로 제14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군 부재자투표부정을 양심선언해 영외투표로 법 정을 이끌어냈다. 그 뒤 제4대 서울특별시의원을 비롯해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 실행위원, 국가청렴위원회 전문위원, 한국부패학회 시민분과위원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 공익제보자와함께하는모임 부대표,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 등으로 일하면서 청렴 사회를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지문은 "추첨시민의회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시민들이 실제 정치 현장에서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단지 구호뿐인 '깨어 있는 시민'이 아니라 자기 통치의 주체로, 민주주의의 참된 주인으로서의 국민주권을 실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추첨시민의회=이지문, 박현지 지음. 삶창 펴냄. 222쪽/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