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걱정은 되지만 긴급돌봄 외엔…" 애타는 학부모들

"감염 걱정은 되지만 긴급돌봄 외엔…" 애타는 학부모들

정한결 기자, 임찬영 기자
2020.03.04 17:07
 3일 오후 교육청 조사 결과 개학연기를 알린 서울시내 한 유치원에서 돌봄만을 운영하는 가운데 아이들을 하원시키기 위해 보호자가 모여 들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3일 오후 교육청 조사 결과 개학연기를 알린 서울시내 한 유치원에서 돌봄만을 운영하는 가운데 아이들을 하원시키기 위해 보호자가 모여 들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코로나19' 확산으로 맞벌이 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개학이 3주 늦춰졌는데, 당장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서다.

정부가 '긴급돌봄' 서비스를 내놨지만 감염 우려에 막상 아이를 보내지 못하지 있다. 결국 할아버지·할머니의 손을 빌리고 있는 처지다. 부모들은 긴급 상황이나 재난이 닥칠 경우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갈 곳 없는 아이들…결국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코로나 확산으로 개학이 미뤄지며 긴급 돌봄교실 운영이 시작된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 사진=고양(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 확산으로 개학이 미뤄지며 긴급 돌봄교실 운영이 시작된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 사진=고양(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서울 강북구에서 거주하는 김모씨(46)는 얼마 전까지 큰 고민에 빠졌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9), 4학년(11)에 올라가는 아이들의 개학이 미뤄지면서 그가 출근한 동안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없어서다.

맞벌이 부부인 그는 방학동안 아이들을 학원에 보냈지만 최근에는 학원마저 휴원에 나섰다. 어쩔 수 없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긴급돌봄을 신청하려는 찰나, 그의 아버지가 손주들을 돌보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김씨는 "아이들 외출을 최대한 자제시키는 중이라 긴급돌봄을 신청하기 싫었다"면서 "다행히 아버지가 도와준다고 하셔서 걱정을 덜었다"고 밝혔다.

남양주에 사는 이진원씨(41)도 아이들을 돌보기가 어려워지자 처가에 아이들을 맡겼다. 그는 "현재 저학년 아이들이나 유치원,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현실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긴급 돌봄 참여율 40%…"감염 때문에 보내기 불안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일주일 미뤄지며 긴급 돌봄교실 운영이 시작된 2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 아이들이 지도를 받고 있다. / 사진=고양(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일주일 미뤄지며 긴급 돌봄교실 운영이 시작된 2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 아이들이 지도를 받고 있다. / 사진=고양(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개학 연기를 결정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긴급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참여율이 40% 선으로 저조하다. 지난 3일 기준 서울시에서 학생 1만3500여명이 신청했으나 실제 교실을 찾은 학생은 5400여명에 그쳤다.

김씨와 이씨는 그나마 가족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상황이 좋지 않다. 아이를 집에서 돌보려면 휴가를 내야하는데 휴가 신청 단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7살 자녀를 둔 이병학씨(35)는 "회사원 입장에서 휴가가 있어도 눈치 보여 쓰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휴가를 못내는 이들만 어쩔 수 없이 긴급돌봄을 이용하는 상황이다.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이날 어린이집을 찾은 아이는 5명 밖에 없다"면서 "진짜 어찌할 수가 없는 맞벌이 부부들만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현 코로나19 사태처럼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휴가를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초등학교 4학년(11)과 6학년(13) 자녀를 둔 이재준씨(40)는 "아이들이 집에만 머물게 되면서 부모도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한다"며 "맞벌이 부부의 경우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최소 1명은 육아휴직이 가능하게 법적으로 보장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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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한결 기자입니다.

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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