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산자락 '심야 총성'…멧돼지 피 뽑는 까닭

도봉산 산자락 '심야 총성'…멧돼지 피 뽑는 까닭

김지훈 기자
2020.03.21 10:02

돼지들 사이에선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북한산 국립공원 내 도심경계지역 CCTV(폐쇄회로TV)에 포착된 멧돼지. / 사진제공 = 국립생물자원관
북한산 국립공원 내 도심경계지역 CCTV(폐쇄회로TV)에 포착된 멧돼지. / 사진제공 = 국립생물자원관

지난달 서울 도봉산 아래에 있는 주택가에서 엽사들이 야생멧돼지 암컷과 수컷 2마리를 향해 엽총 방아쇠를 당겼다. "밤에 먹이를 찾아 야생멧돼지가 내려왔다"는 내용의 주민 신고에 따라 경찰·소방 대원들과 함께 유해조수 포획 허가를 받은 민간인들이 현장을 찾은 것이다.

엽사들은 사살한 멧돼지의 피를 수거해 서울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경기·강원 등지의 돼지 무리에선 ASF가 번지고 있다. 서울 시내로까지 ASF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서울서도 야생멧돼지 포획…도봉구가 가장 많아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2월28일까지 서울에서 야생멧돼지 포획(사살)건수는 25건이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7곳에서 야생멧돼지가 포획됐다.

도봉구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북(4건) 노원 서대문(각 2건) 송파 은평 종로(각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도 171마리가 포획했다. 같은해 6월부터 ASF 감염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122건) 음성으로 판명됐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엽사)는 "지난달 서울 송파구 아파트 주변에서까지 야생멧돼지를 포획했다"며 "서울 각지도 멧돼지가 끊임없이 출몰하고 있지만 감염이 확인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서울 밖은 상황이 다르다. 강원도 화천과 경기도 연천, 파주 등에선 18일 16건의 ASF 확진이 신고돼 지난해 9월 국내 첫 발생 이후 전국 누적 확진 건수가 400건을 넘었다.

서울대공원 돼지 격리…"'엽사 인센티브'도 검토할 수 있어"

북한산 우이령 중턱에 설치된 멧돼지 포획용 철제 포획틀의 모습. /사진=이동우 기자
북한산 우이령 중턱에 설치된 멧돼지 포획용 철제 포획틀의 모습. /사진=이동우 기자

서울에선 돼지를 기르는 농가가 없다. 이에 사육 중인 돼지에 대한 집단 감염 우려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2019년 9월 ASF 관련 위기경보를 관심단계에서 심각단계로 올린 뒤 현재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에서 사육하는 돼지 4마리를 격리 시키는 등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시·도 영상회의에도 매주 참석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일부 엽사들은 서울시가 포상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ASF 사태에 따라 포상금이 높게 걸린 지역과 비교하면 활동을 이끌 동력이 부족하다는 논리다.

현재 멧돼지 포획에 따른 포상금은 환경부가 지금하는 국고보조금(20만원)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량에 따라 추가하는 금액이 더해져 집행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강원도의 경우 시군별로 7만원, 경기도에선 10만원 넘는 금액을 국고보조금에 더해 지급하는 사례가 있다. 반면 서울에선 국고보조금 액수인 20만원만 포상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엽사들에 대한 지급액에 대해서도 지역별 실정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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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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