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 건 많은데 가기는 어렵고, 사람들은 친절한데 영어는 안 통하고…"
지난 6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만난 중국 국적의 쉬 펑린씨(27)는 전주의 특산품인 초코파이를 구매하려다 한숨을 쉬었다. 맛과 특징 등을 소개하는 종업원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외국어 안내판도 없어 발만 굴러야 했다. 쉬씨는 "다른 중국인들이 오지 않는 곳을 찾다 전주로 왔다"며 "볼거리, 먹을거리는 많은데 말도 안 통하고 교통도 불편한 점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쉬씨의 말에는 지역 관광업계의 고민이 묻어난다. 최근 서울이 아닌 지역의 명소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제대로 된 손님맞이를 하기 어렵다. 관광업계는 시장 확대를 위해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주는 늘어난 'K지역관광' 수요의 대표적인 수혜 도시다. K컬처의 인기가 오르면서 지역 문화를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황금 시간대' 서울에서 전주로 향하는 KTX는 매진되기 일쑤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2만여명으로 전년 동기(25만여명)보다 68%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전주를 찾은 뒤에는 인프라가 부족해 제대로 된 관광 경험을 누리기가 어렵다. 머니투데이가 전주 한옥마을, 덕진공원, 동물원 등 전주 내 주요 관광지 5곳에서 외국인 관광객 20명에게 질의한 결과 이들 중 17명이 "관광에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가장 불편이 컸던 점은 교통(13명)이었으나 언어(9명), 결제·애플리케이션(앱) 사용(8명)도 많았다.

재방문 의사가 없다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주의 외국인 관광객 재방문율은 16.7%다. 미국에서 온 한 부부는 "버스는 30~4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다 택시에 타면 목적지 전달도 어렵다"며 "아름다운 도시지만 불편함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에서 가족과 한국을 찾은 라울씨도 "다시 전주를 찾으려면 교통·앱 사용 문제가 개선된 후일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의 불편은 전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주와 관광 환경이 비슷한 경주시의 경우 지난 6월까지 전주보다 40% 이상 많은 70만여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는데, 이들의 소비액은 138억여원으로 전주(109억여원)와 21%밖에 차이가 안 난다. 여수는 113만여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는데도 소비액은 40억여원에 그쳤다.
경남의 한 여행업체 대표는 "돈을 안 쓰는 것은 뚜렷한 특징이 없거나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라며 "증가한 수요가 지역 경제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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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는 '4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 인프라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야놀자리서치가 지난달 전국 255개 행정구역을 분석해 발표한 국내 도시 관광경쟁력지수에 따르면 '1티어 관광 도시' 상위 50곳 중 수도권 도시는 24곳이었다. 경남(4곳), 제주(2곳) 등 지역은 매우 숫자가 적었으며 전북과 광주는 각각 1곳에 그쳤다.
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시급한 것은 교통과 숙박, 결제 등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일본처럼 지역 소도시를 관광 거점으로 삼기 위해서는 '외국인도 편리한 여행'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