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클래식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들이 줄지어 한국을 찾는다. 최근 증가 중인 클래식 수요에 발맞춰 국내외를 아우르는 거장들의 대형 공연이 잇따라 예정됐다. 국제 무대에서 우리 피아니스트들의 성과가 더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커진다.
12일 음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이 열린다. 지난 3일부터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 백건우를 시작으로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꼽히는 임윤찬(5월),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인 김강태(5월) 등이 건반에 손을 올려놓는다. 조성진은 독일을 대표하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다음 달 협연을 펼친다.
세계적인 거장들도 줄지어 한국을 찾는다. 이달 '자매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린 카티아, 마리엘 라베크와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이 내한한다. 5월에는 스타인웨이 콩쿠르, 마리아 캄피나 등을 석권한 네덜란드 출생 한국인 피아니스트 배 길(Gile Bae)이 한국을 찾으며 6월에도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환생'으로 알려진 존 오코너가 내한한다. 9월에는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 클래식계를 휩쓴 알렉산더 가지예프가 공연을 펼친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의 대형 클래식 공연은 맥이 끊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일본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대형 스타도 부족해 다른 분야에 비해 인기가 낮았기 때문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클래식 공연 티켓판매액은 511억여원으로 대중음악(4935억여원), 뮤지컬(3822억여원)의 6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티켓 판매수도 150만건으로 뮤지컬(383만건)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스타 연주가가 잇따라 나오며 상황이 반전됐다.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들이 연달아 흥행 기록을 쓰며 공연업계에서도 '클래식이 수익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임윤찬의 대구 리사이틀은 티켓 오픈 1분 만에 매진됐으며 1월에도 통영에서 열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조성진은 지난해 바흐트랙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 2위에 꼽히기도 했다.
대형 공연이 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수요 증가세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외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공연을 열며 클래식 저변이 확대되고, 국제 무대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15세 피아니스트 이주언이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1월에도 김강태가 세계적 권위의 '프란츠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다.
클래식계는 대형 공연을 마중물로 시장 규모 확대를 기대한다. 한 기업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여느 때보다 클래식 공연에 대한 기대와 긍정적 반응이 잇따르는 해"라며 "저마다의 매력과 특색을 갖춘 공연으로 국내에서도 클래식 열풍이 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