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MT문고]-'옥스브리지의 철학 수업'

묻기만 하면 즉시 답을 내 주는 AI(인공지능) 시대에 사람의 의무는 '질문하는 일'이다. 사람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좋은 질문을 던져야 AI를 잘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빅테크들은 전문가나 석·박사 대신 잘 질문하는 사람에 주목하고 있다.
고요엘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객원교수가 쓴 '옥스브리지의 철학 수업'은 '질문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는 정답이 아닌 질문에 의해 작동해 왔다. 질문은 사유를 확장시키고 하나의 정답에 머무르지 않게 도와 혁신을 이뤄낸다.
사람들이 질문을 불편해한다는 지적 역시 날카롭다.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사람은 조직과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때로는 질문 자체가 무례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질문하지 않는 문화가 형성된 우리나라는 독창적인 답을 찾기보다는 모방과 복제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책은 질문에 정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라는 세계적인 명문대가 입학 시험에서 던지는 질문들도 정답보다는 실패를 바라는 복잡한 질문들이다. 실패의 과정에서 얼마나 독창적으로 사유하는지를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옥스브리지가 실제로 활용하는 72개의 질문들이 가진 뼈대는 철학이다. 인간이 영원히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능한 신이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등 아무리 고민해도 정답이 없는 철학적 질문들로 채워졌다. 굳이 답을 찾을 필요도 없다.
철저한 논리와 이성으로 접근하는 사고를 길러준다는 점에서 철학 서적인 동시에 자기계발서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다 일을 그르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 읽을 만하다. AI를 보다 잘 사용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정답이 없다는 개념에 집중하다 보니 시종일관 설명이 모호하다는 점은 불만스럽다. 훌륭한 질문들이 많지만, 그 질문에 대한 설명에만 집중하고 있어 독자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법은 모자라다. 정답을 필요로 하는 사회가 왜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고찰도 부족해 보인다.
저자는 싱가포르와 영국 대학에서 AI와 금융을 가르쳐온 엔지니어이자 기업인이다. 지금은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틈틈이 자신의 지식에 대한 글을 쓴다. 그의 책 '독학력'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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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브리지의 철학 수업, 상상스퀘어, 2만 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