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거대 인도시장을 잡아라

[기고]거대 인도시장을 잡아라

최문석 KOTRA 뉴델리 무역관장
2009.09.02 13:42

최근 우리나라가 미래의 경제 거인으로 불리는 인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체결했다.

실질적인 FTA로 불리는 이번 협정은 이미 불붙고 있는 우리 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할 것이다. 무역은 물론이고 양국 간의 투자, 인적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나라는 싱가포르, 스리랑카, 태국 등에 불과하다. 대부분 작은 나라들로 주요 경제대국은 빠져있다. 게다가 인도가 태국과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품목의 관세를 조기 철폐하였는데 이것이 인도 진출 일본 기업들의 태국으로 대거 이탈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아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인도가 주요 국가와의 협정 체결에 더 신중해진 것은 이런 배경이 있다.

자유무역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인도가 주요 경제국 중에서 첫 파트너로 한국의 손을 잡은 것은 의미가 있다.

최근 일본 및 EU와 협상이 한창 진행 중에 있지만 경제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나라와의 협정으로는 한국이 최초다. 물론 우리 정부가 제때에 협상을 진행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인도가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양국이 상호 보완적인 분야가 많다는 의미다.

인도는 도로, 항구 등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다. 아직은 재정적자 때문에 인프라 구축 사업을 제한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인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우리 기업의 참여분야는 대폭 늘어날 것이다.

원자력을 포함한 발전 및 발전기자재, 각종 도로, 교량, 플랜트 등이 유망분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뉴델리 지하철 공사에는 이미 우리 기업이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강한 IT 분야에서도 양국 간의 협력 가능성은 크다. 인도는 IT 인력과 소프트웨어가 강한데, 이것이 우리의 IT 하드웨어와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제조업 기반이 약한 인도가 제조업 설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계류의 수출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풍부한 자원과 원자재도 인도가 가진 매력 중의 하나다.

하지만 인도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급성장 중인 경제 규모와 12억에 육박하는 인구가 가진 거대 시장이다. 현재 인도의 경제 규모는 1조 달러 규모인 가운데 2020년에는 2조 달러를 넘어서 세계 6위의 경제규모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까지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장 속도도 빠르다. 인도는 2005년부터 3년간 연 9%대의 성장을 했고, 경제위기 기간이었던 2008년 4월부터 금년 3월까지의 2008 회계연도에도 6.7% 성장했다.

아직 1인당 GDP가 1000 달러대에 머물고 있지만 경제성장이 계속될 경우 인도시장의 구매력은 급속히 팽창할 것이다. 인도시장의 중요성은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에서도 알 수 있다.

현재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약 400개 정도로 파악된다. 뉴델리에 약 200개, 첸나이에 150개, 뭄바이에 50개 정도가 있다. 이 중에서 약 150개가 최근 3년 사이에 신규로 진출한 기업일 정도로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전기, 가스, 용수까지 진출기업이 직접 끌어다 해결해야 할 정도로 기초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이 인도로 향하고 있는 것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에 체결된 한-인도 CEPA는 우리 기업이 인도시장에서 경쟁국과 경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도상인의 상술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것처럼 대단하다는 것이 현지를 경험한 사람들의 얘기다. 실제로 인도 시장에서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거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년, 20년을 거래했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제의가 오면 바로 거래선을 바꿀 정도로 가격에 민감한 시장이다.

따라서 CEPA 체결로 대부분 품목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면 우리 상품은 그만큼의 가격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철강, 기계류 등의 분야가 수혜를 많이 받을 것이란 전망이고, 상품교역 이외에도 유통, 문화,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경제 4국인 BRICs의 하나인 인도와의 CEPA 체결이 우리 경제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일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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