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리스크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환율이 위쪽으로 방향을 완전히 튼 것 같다"(한 외환딜러).
유럽 리스크와 관련된 뉴스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며 '시소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뚜렷해지면서 하락 쪽으로 추세를 잡았던 원/달러 환율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가 강세를 띠면서 전날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19일 유럽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다시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최근 이틀간 오르다 하루 떨어지는 '2등1락'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그만큼 대외악재에 우리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한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준비통화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을 통제하지 않고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을 개방해 위기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유럽 리스크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연결 고리는 주로 증시다. 남유럽 재정적자 문제가 부각될 경우 최근 강력한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팔면서 달러에 대한 환전 수요가 커지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8.5원이나 급등하며 1165.1원에 마감한 것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5882억 원이나 순매도 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방향은 외국인이 증시에서 매수 포지션을 잡느냐 매도 포지션을 잡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등의 글로벌 공조로 유럽 리스크가 쉽게 해결될 것이라던 긍정론도 이 문제가 깔끔하게 매듭지어지지 않고 돌출적인 악재로 자꾸 부각되면서 비관론이 점차 비집고 들어오는 양상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긍정론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다 최근에는 남유럽 경제위기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대외적인 악재가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그리스 문제가 국제공조로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란 시각과 그리스 경제 펀더멘털 자체의 결함으로 장기화 될 것이란 시각이 공존하고 있어 이제 한쪽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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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유로 환율이 떨어지면서 역외에서 달러에 대한 강한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팔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은(1169.5원)은 물론 연고점(1177.5원)까지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인영 산업은행 외환딜러도 "우리 경제의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유럽위기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1180원까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우리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어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 딜러는 "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상승 폭은 상당히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