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이슬람채권(수쿠크)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재추진한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3일 "내년 2월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이슬람채권 발행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재추진할 계획"이라며 "여야 합의로 조세소위를 통과한 만큼 재정위에서 관련 법안 내용의 수정 없이 곧바로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지난 3일 여야 합의를 통해 일반 외화표시채권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비과세 혜택을 수쿠크에게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잠정 합의, 내년부터 이슬람 채권 발행에 나설 길을 터주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작 기재위는 지난 7일 일부 의원의 종교적 편향성이 반영되며 이슬람채권 발행이 가능하도록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보류시켰다.
이슬람채권은 중동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국내외 금융회사를 통해 이슬람국가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외화표시 채권이다. 이자 수수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채권 발행 자금으로 부동산 임대료나 수수료 등 실물자산에 투자한 후 이자 대신 배당으로 돌려주는 특수한 금융상품이다.
현행 세법에서는 일반 외화표시 채권의 경우 이자 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슬람채권은 이자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세법으로 비과세 혜택을 줄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투자 외국인 자금을 다변화하고 중동의 오일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이슬람채권에 대해서도 같은 혜택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과세특례 조항을 신설하고 관련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이슬람 채권은 전 세계 발행 규모가 2000년 3억 달러에서 지난 2007년 364억 달러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중동계 자금은 투기성 핫머니와 달리 장기 투자 비중이 높아 국내 기관들의 자금 조달 창구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재정부는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법이나 자본시장통합법 등 관련 법안의 시행령을 개정해 이슬람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방안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