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연일 상승, 물가관리 악재.."환율 하락 유도해야" 목소리 커져
물가 안정을 위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으로 환율이 상승(원화약세)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환율마저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일본의 지진 복구 작업이 본격화되면 유가는 오히려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봄 되면 한풀 꺾을 것으로 예상됐던 물가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환율, 장중 연고점 돌파 =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4.50원 오른 1135.30원을 기록했다. 장 후반 상승폭을 줄였지만 개장과 동시에 1140원대를 상향 돌파했고 장중 1144원까지 오르며 이틀 전 기록했던 장중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일본 지진 발생 후 4거래일 동안 3거래일 올랐다.
변동성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의 장중 변동 폭은 지진 발생 전에는 5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지진 발생 후에는 지난 15일 12원까지 벌어지는 등 요동치고 있다.
환율 상승은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는 부담이다. 4% 중반에 이른 소비자물가를 감안하면 환율이 내려줘도 시원찮을 마당에 환율이 거꾸로 오르고 있는 것. 연구기관들은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3월 들어 17일까지의 평균 환율은 1124.34원으로 2월 평균 환율(1119.50원)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수입물가는 지난 2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6.9%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이 컸다. 여기에 환율까지 위로 움직이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커지는 '원화 강세' 목소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6일 "저보고 선택하라면 금리 대신 환율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높은 환율 아래선 수입 물가도 비싸지고 가계 부담이 높아지겠지만 높은 환율과 낮은 금리로 이익을 본 기업은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논리다. 특히 9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감안할 때 금리를 잘못 올리면 2003년과 같은 가계대출 파동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환율 시장 전문가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번 올렸지만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매달 올릴 수는 없다"며 "5월 금통위에서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다고 할 경우 현재 물가관리 수단은 사실상 환율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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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분석하고,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본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강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