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총력, 잃어버린 시장 신뢰 찾고 성장기반 확충해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제3기 경제팀'이 새롭게 짜여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치솟는 물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및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회복,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 등이 새로운 '경제수장'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지적했다.
◇물가안정 '총력전' 나서야=박재완 장관 후보자에게 부여된 최대 과제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물가 안정이다.
실제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2.5기 경제팀'은 지난해 배추 파동과 구제역 사태로 물가 불안이 커지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연초부터 백화점식 서민물가안정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물가와의 전쟁'을 시작했지만 중동지역 정정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 변수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특히 지난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유가 물가상승이나 전세값 불안 등 서민경제를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직후부터 윤 장관의 교체설이 본격화 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5%대에 육박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2%로 다소 둔화됐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불안 요소가 상존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어 상황이 여전히 녹록치 못하다.
김동렬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0 후보자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성장보다는 물가 상승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데 역량을 더 모아야 한다"며 "만약 물가를 놓치면 경제 분야의 모든 걸 놓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시장 신뢰 회복도 관건=박 장관 후보자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경제수장'으로서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당·정 또는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고 한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경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하반기 핵심 어젠다로 동반성장, 공정사회 구현 등을 앞세우면서 시장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고 있다. '초과이익공유제' '연기금 주주권 행사' '물가안정을 위한 가격통제' 등이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인 포퓰리즘적 경제정책 논란을 불러온 대표적인 사례이다. 출범 전 '경제 대통령’ ‘비즈니스 프렌들리' 구호를 외치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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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불신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본부장은 "새로운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친화적이란 측면에서 분명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성근 한국경제학회 회장도 "가장 중요한 것은 포퓰리즘이나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경제원칙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개별현안도 숙제=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당·정 및 부처간 이견으로 추진이 지지부진한 개별 현안도 풀어내야 한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는 10년 동안 추진해 온 과제다. 특히 현 정부는 서비스선진화를 국정과제로 정하고 3년간 6차례의 선진화 방안과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마련해 발표했다. 하지만 진행 상황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정부 스스로의 평가다.
일부 고용 증가, 규제 완화 등 부분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고용구조, 생산성, 대외경쟁력 등은 미흡하다는 것. 의료·교육 등 핵심 서비스산업 관련 법률 제·개정 처리가 지연되고 이익단체 등의 반발로 규제개혁 추진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논란만 지속될 뿐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동렬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경제수장으로서 앞선 경제팀이 풀어내지 못한 개별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가장 좋은 해법이지만 정치적 논리 등으로 지지부진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견고한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 또한 시급한 과제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올 하반기 접어들면 금리인상 정상화가 속도를 내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올 1분기는 내수는 다소 부진했어도 수출이 잘돼 버텼지만 하반기 선진국들이 긴축으로 전환하기 시작하면 당장 어려움이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칫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내수진작 정책 등 선제적 경제정책 검토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