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하나금융, 론스타 과세 '복잡한 셈법'

국세청-하나금융, 론스타 과세 '복잡한 셈법'

전혜영 기자
2011.12.08 14:24

'냉가슴' 국세청 vs '눈치밥' 하나금융 vs '홀가분' 론스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과세를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과세 의지가 단호한 국세청과 세금을 피하고 한국을 떠나려는 론스타, 양측 사이에 원천징수 대상인 하나금융지주가 얽히고설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단호한 국세청, 속으론 '냉가슴'= 론스타에 대한 국세청의 공식입장은 단호하다. 엄정하게 과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외환은행 인수자인 하나금융이 과세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라지만 정작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눈치를 살피느라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론스타에 과세하는 방식은 하나금융을 통해 원천징수 하거나 론스타에 소득세 혹은 법인세를 직접 부과하는 방안 중 하나다.

론스타가 이미 국내사업장(론스타코리아)을 해체해 버린 데다 마지막 자산인 외환은행 처분도 임박했기 때문에 국세청 입장에선 하나금융이 원천 납부해주는 편이 유리하다. 하나금융도 "원천징수 해 납부 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 계약 전에 국세청이 요구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국세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매 주체 간 대금 지급 전에는 과세 통지서를 보낼 수 없는데 그전에 과세통지서를 보내야 원천징수해 납부하겠다는 것은 하나금융의 자발적 협력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천징수는 과세통지서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통상 매수자가 원천징수 세액을 납부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매각자와 과세당국이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우선 하나금융의 원천징수 자진납부 추이를 지켜본 후 론스타 관계사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고래싸움'에 눈치 보는 하나금융= 하나금융의 입장도 영 곤란하다. 자칫 론스타가 '먹튀'라도 하게 되면 이를 방조했다는 여론 지탄과 함께 국세청에도 '미운털'이 박히게 될 공산이 크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최종 거래 종결 전에 과세통지서를 받으면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종결 후에 통지서를 받으면 론스타로부터 돈을 받아 납부하기로 론스타 측과 합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탈세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지급보증서라는 '안전장치'를 마련, 탈세에 대비했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가 지급하지 않으면 사전에 발급받은 지급보증서(보증금액 약 4739억 원)에 의거해 해당금액을 인출해 세금을 납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홀가분한 론스타, '굿바이 코리아'=이래저래 론스타는 홀가분하다. 론스타는 일찌감치 과세에 대비한 듯 지난 2008년 론스타코리아를 완전히 정리했다. 국세청이 법인세를 부과할 근거를 없애버린 것이다.

스타타워 매각과 2007년 외환은행 지분 블록세일 과세를 두고 국세청과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서울고등법원이 론스타의 스타타워 매각 과세에 대해 론스타 편을 들어 주는 등 법정 공방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론스타는 이번 외환은행 지분 매각 건으로 국세청이 과세를 시도할 경우, 지금까지와 같은 논리로 불복 소송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를 통해 외환은행에 투자했다는 점을 들어 과세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나게 된 론스타는 외환은행 투자로 모두 4조6225억 원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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