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세법개정안]선거 앞두고 꼬리내리기? 여당, 내달 중 의원발의로 추진할 듯
8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관심이 집중됐던 소득세 과세표준(이하 과표)구간과 소득세율 조정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 추진한다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사안의 결론을 사실상 국회로 미룬 셈이다.
사실 정부가 이번 세법개정안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심해 왔던 부분이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이다. △세수 중립성 △과표구간 현실화 △중산층 세 부담 영향 등 3가지 대원칙 하에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수백 번 실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소득세 개편에 손을 대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수의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근본적인 개편안을 마련하려면 비과세, 감면 제도 대폭 축소 또는 정비가 불가피하지만 대선 등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가능하겠느냐는 현실적 고민"(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때문이란 게 정부 설명이다.

과표구간을 상향 조정할 경우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을 축소해야만 세수 중립적으로 설계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많은 비과세, 감면의 대폭적인 정비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표구간, 세율,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의 변수를 넣어 수백 번의 시뮬레이션에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제일 원칙인 세수 중립성 확보와 비과세·감면 축소 사이에서 해법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과표구간 조정으로 인한 계층간 세 부담 효과를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필연적으로 불만이 있는 계층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과표구간 조정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불만세력이 있을 수밖에 없는 안을 정부가 내놓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민 끝에 최종 판단을 여당인 새누리당에 맡기는 방안을 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은 여당으로 넘어갔다"며 "다음 달 안에 새누리당이 의원 입법을 통해 독자적인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정부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며 "여당이 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정부가 미세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 역시 소득세 체계 개편을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배제하는 한편 의원 발의를 통해 민감한 내용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반영하자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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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과표구간 조정에 따른 세수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와 달리 소득세율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고민이 만만치 않다. 세수를 늘리려면 부자 증세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이 이미 '부자증세'라는 의제를 선점하고 최고세율 적용 구간을 하향 조정하는 자체 안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자칫 야당을 쫓아가는 모양세가 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여당이 주도해 '3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놓고 1년 만에 다시 조정하는 것은 세법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