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예산안]성장률 전망은 목표치일뿐..경기 대응 위해선 재정지출 더 늘려야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전제한 것에 대해 지나친 낙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성장률이 전망을 크게 밑돌 경우,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며 이는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 편성 때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4.0% 성장할 것으로 전제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성장률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IMF와 OECD는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9%, 4.0%로 각각 제시했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민간 연구소와 국제 신용평가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이 3%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여타 국내외 연구기관과 상당히 차이가 난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세수 부족이 발생하고 재정건전성도 악화된다"며 "새 정부 수립 등을 감안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성장률을 높게 잡은 것 같다"고 논평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 팀장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올해 성장률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개선세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성장률을 4%로 잡은 것은 목표치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임 팀장은 특히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그에 합당한 경제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 대한 고려가 있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특별히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명망 있는 기관의 전망치를 가져다 쓴다고 해도 이전의 경기부진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것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 부문장은 "현실성이 얼마나 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경기 예상이 틀리는 경우에 대한 감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내년 성장률은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률 전망치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의 PICK!
재정지출 확대 규모에 대해선 경기회복에 탄력을 주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올해에 비해 5.3% 늘리기로 했다. 이는 2011~2015년 중기계획상의 5.1%보다 0.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이 교수는 "과도한 적자편성이 아니라면 현 상황에선 (지출을) 늘리는 게 맞는데 5%대 확대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연말 추경 여부에 따라 재정지출 추가 확대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한 것은 경기불안이란 현실을 직시한 것"이라며 "재정건전성에 연연하지 말고 재정을 조금 더 신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 부문장은 또 "법인세 등 일부 세수는 올해 어느 정도 결정 된다"며 "(지출 확대에) 내년 세수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소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선거 전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적 예산 편성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다.
오 교수는 특히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늘어난 재정지출을 어디에 쓸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복지, 공공부문 등 일회성 예산에 집중하면 재정만 악화되고 경기회복은 요원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전력이나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등 성장에 시너지를 줄 수 있는 부분에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확대 편성하는 게 낫겠지만 경기대응이 아닌 선거용 예산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