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서 딸기 젓갈 등 직접 구입
"경제부총리님, 딸기 한 박스 사 주시죠."
23일 오전, 전날 공식 취임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첫 공식 일정으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났다. 새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물가안정 방안의 실마리를 현장에서 찾겠다는 각오다.
현 부총리는 이날 시장 관계자들에게 "모르는 문제가 있어 선생님을 찾는 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왔다"며 "아침에 정신없게 해 죄송하지만 지혜를 빌려주시면 정책에 잘 반영 하겠다"고 말했다.

장보러 온 준비를 단단히 한 듯 잔돈을 챙겨 온 현 부총리는 과수점포에서 딸기 한 박스를 1만7000원에 사고 거스름돈 3000원을 받았다. 상인은 현 부총리에게 경기부양을 당부하며 귤의 일종인 천혜향 한 상자를 덤으로 얹어줬다.
젓갈 매장에 들러서는 상인이 직접 먹여주는 젓갈을 맛보기도 했다. 그리고는 젓갈 2만원어치를 구입하고 만 원 짜리 두 장을 내줬다. 현 부총리는 "젓갈이 짜지 않고 맛있다"며 "아내는 늘 짜다며 덜 먹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정도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현 부총리가 덤으로 받은 천혜향은 딸기 가격보다도 오히려 비쌌다. 또 상인이 2만원을 받은 젓갈도 사실은 4만원어치에 가깝다는 것이 다른 시장 상인의 귀띔이다. 현 부총리는 모르고 샀지만 낸 돈 3만7000원에 비해 장바구니가 더 묵직했던 셈이다.
현 부총리는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민생현장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정부는 이미 다음 민생현장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새 정부가 초기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부총리의 차기 방문지도 시장 등 유통현장이 될 공산이 높다.
이날 만난 한 가락동 시장 상인은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매번 시장을 방문해 유통구조 개선을 약속하지만 사실 달라진 것은 없다"며 "부디 시장에서 물가 수준을 제대로 느끼시고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